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자유한국당이 국회 본회의 안건에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식 철회하지 않으면 다른 야당과 협력해서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한국당을 뺀 여야 '4+1' 공조 복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한국당은) 민생법안을 인질로 국회에 해를 가했다. 이런 국회를 국민이 더 이상 용서하겠느냐. 이런 사람들과는 협상을 할 수 없다. 대화를 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이 대표는 선거법은 '게임의 룰'이기 때문에 한국당과의 합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달 25일 이 대표는 단식 중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만나고 온 뒤 당 의원총회에서 "선거법은 최대한 한국당과 협상해 합의해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합의 처리를 못 할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클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날까지 협상을 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유치원3법' 등 비쟁점 법안인 민생·경제법안에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국당을 제외한 '4+1'공조를 통해 민생·경제법안과 함께 선거법과 공수처법등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을 처리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전날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앞으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고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공개 약속을 하는 경우에만 민주당은 예산안과 법안을 한국당과 해결해나가겠다"며 "더 이상 한국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의 몰지각하고 후안무치한 이런 행위가 몇 번째냐. 삭발하고 단식하고 필리버스터하고 이게 국회냐"며 "국가 기능을 정지시키고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 바로 쿠데타"라고 규탄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역시 "국회에 한국당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이 연합해 국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정상화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열려있다"며 "한국당이 빠지니 국회가 잘 돌아간다는 평가를 받는 기회를 우리가 만들 수도 있다"고 한국당을 제외한 '4+1' 공조 회복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미 제출된 199개 전체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정식으로, 공개적으로 한국당이 취소해야 한다"며 본회의 개최를 위해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취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민생을 볼모 잡아 국회 봉쇄를 시도한 것을 사과하고 원상회복의 길에 나서면 한국당에 아직 길이 열려있다는 점을 충고한다"며 "이 같은 마지막 선의를 거절하면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또 다른 선택과 결단에 의한 국회 운영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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