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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격상된 과기부 잘 해낼 수 있을까?"

연간 6조원 연구개발비 관장, 조정기능 대폭강화

정부가 과학기술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하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대통령) 부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과학기술부 개편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과기부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조정 기능이 대폭 강화되는 대신 집행 기능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개별부처로 이관된다.

***과기부장관 부총리로 격상 확정**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김병준)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정과제회의를 열어 그동안 적극적으로 검토돼온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로 승격하는 것 등을 포함한 '국가혁신체제 정립을 위한 과학기술부 개편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확정안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과기부의 조정기능 강화다. 이를 위해서 그동안 과기, 산자, 정통, 복지, 교육부 등 개별부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산 배분ㆍ조정권을 과기부에 부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 부처마다 중복되는 것을 방지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현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의장을 과기부총리가 맡도록 하고, 국무조정실 산하의 과학기술 분야 국ㆍ공립기관(정부 출연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과학기술계 연구회를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 이관하도록 했다.

대신 그동안 과기부가 집행해오던 연구개발 사업의 집행기능은 원칙적으로 개별부처로 이관했다. 단 범부처적으로 공통기반이 되는 우주개발 등 대형복합ㆍ태동기 기술에 대한 발굴ㆍ연구사업, 기초연구사업 중 과학 인력과 장비, 시설 등을 지원하는 목적기초연구사업은 과기부에서 관장토록 했다.

정부혁신위는 확정안을 토대로 행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올해 중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조만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사무처 기능을 수행할 준비기획단을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과기부, 6조원 연구개발 예산 관리하게 돼**

이번 정부혁신위의 확정안을 통해 과기부는 6조원에 이르는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배분ㆍ조정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갖게 됐다.

이번 과기부의 개편 방안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혁신체계(NIS)'를 쇄신ㆍ구축할 수밖에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내 정책입안자들의 의도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그간 국가 연구개발 예산에 대해서 그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경제 규모에서 국가 연구개발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성과가 민간으로 이전돼 산업적으로 활용되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번 과기부 개편방안을 시작으로 그간 청와대 보좌진과 과기부 등 관련부처에 산재해 있던 '국가혁신체계' 추진 조직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가칭 '국가기술혁신특별위원회'로 총괄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간 유명무실했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과기부에 더욱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과기부, 권한 감당 할 수 있을지가 성공 관건**

한편 이런 정부의 과기부 개편방안을 포함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우선 약 1조원 이상의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집행해오던 과기부가 산자, 정통, 교육부 등으로 집행 기능을 순순히 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확정안에서도 "대형복합ㆍ태동기 기술에 대한 발굴ㆍ연구사업, 기초연구사업 중 과학 인력과 장비, 시설 등을 지원하는 목적기초연구사업"의 집행은 과기부가 하도록 돼 있어, 막대한 초기 예산이 투자되는 '알짜배기' 사업은 과기부가 그대로 집행할 소지를 남겨두었다. 과기부가 '심판'의 임무를 부여받은 상태에서, 과거처럼 '선수' 역할도 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과기부가 6조원의 연구개발 예산의 배분ㆍ조정 기능을 갖게 되면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등 기존 경제 부처와 역할이 충돌되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현재 연구개발 예산에 대해서는 과기부가 경제 부처로부터 전권을 부여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과학기술과 관련성이 긴밀한 거대 국책사업의 경우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학기술계 국ㆍ공립 연구기관(정부 출연연구기관)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로 이관되면서 과기부의 통제를 받게 된 것도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과기부의 통제를 받게 되면서, 연구기관들이 과기부의 입장과 정책 논리만을 옹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9년 과기부 등 소속 부처의 통제를 받던 연구기관들이 '부처 입맛에 맞는 보고서'만 내놓는 등 문제점이 대두되자 1999년 대수술을 감행해 현재의 국무조정실 산하 5개 연구회 체제를 만들었다.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과연 과기부가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을 갖췄는지의 여부이다. 그 동안 국가 과학기술정책 혼선과 국가 연구개발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데는 주무부처인 과기부의 책임도 크기 때문이다.

과기부총리 격상과 국가 연구개발 예산의 배분ㆍ조정 기능을 확보하는 등 '날개를 단' 과기부가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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