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태권도를 잘해 선수를 꿈꾸던 손기원씨는 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하고 공부에 나섰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하며 시간만 보내던 중 모 방송사‘사이버수사대’드라마를 보고 컴퓨터 쪽으로 공부를 해보겠다며 영진전문대학에 입학했다. 그는“PC게임만 할 줄 아는 저에게 사이버수사라는 새로운 분야가 눈에 확 들어왔다”며 전환계기를 말했다.
만만치 않은 대학 생활에서 한 학기를 보내고 1학년 2학기에야 해외현지학기제로 필리핀에서 3개월을 보내며, “필리핀 현지서 영어와 전공을 들었는데 수업 외에도 현지 대학생들과 튜터링을 하며 영어 실력을 향상했는데 그때‘글로벌’에도 눈을 뜨게 됐다”고 전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 대신 뉴질랜드를 찾아 1년간 해외의 다른 문화에 부딪혀 보자는 취지로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현지 친구들과 늘 어울리며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으며, 복학 후 대학 연구동아리인 해커즈랩에서 활동하며 전공실력을 쌓았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2년간 등록금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컴퓨터프로그래밍을 전공 중인 그가 CCIE 자격에 도전하게 된 것은 CCNA과목(시스코 자격 중 낮은 단계)을 배우면서 네트워크에 흥미가 생겼고, 세계 최고 네트워크 엔지니어가 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는“CCNP까지는 학교에서 자격 취득을 권장하지만 CCIE는 비용도 많이 들고 국내에선 시험도 없다”라면서“지난 8월 홍콩에서 첫 시험을 봤는데, 시위로 현지에 가는 것도 무서웠고, 첫 시험인 만큼 긴장해 낙방하고 말았다”고 말하며 이후 재도전에 나서 하루 3, 4시간씩만 자며 매일 공부에 몰입했다. 그는“정말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CCIE 공부만 했다. 그야말로 죽도록 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도전은 호주 시드니에서 응시해 합격했다. 전 세계에서 63,691번째 취득자가 됐다.
CCIE(Cisco Certificated Internet Expert) 자격은 네트워크 장비의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시스코(CISCO)사에서 인증하는 자격증으로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이 자격시험은 대규모 네트워크를 구축할 능력과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할 능력을 평가한다.
CCIE는 현재 전 세계 취득자가 약 6,300여 명 정도고, 국내 취득은 약 1,000여 명 정도로 취득이 어렵다는 게 IT업계 평이다. 또한 자격시험도 국내에는 없고 아시아권에선 일본과 홍콩, 호주에서 시험장이 운영되고 있다.
손 씨는“CCIE 자격 공부할 때 함께 준비한 동기인 한동균 형이 틀을 많이 잡아줬다. 또 지도교수님도 제가 포기하지 않도록 잘 이끌어주시고, 긍정적인 사고로 성실히 노력하도록 격려해줘 힘이 됐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두 번 도전에 약 600만 원 비용을 지원하고 응원해 준 부모님께도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졸업 때까지 네트워크 보안 등 부족한 부분을 더 공부해 국내 취업 후 경력을 쌓아 글로벌 네트워크 회사에서 일하는 꿈을 꼭 이루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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