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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 농정은 있는가?

[불평등을 넘어서] 농업을 미국에 바친 꼴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반환점이 지났다. 1700만 촛불은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광화문 광장에서 그 불을 밝혔고 마침내 박근혜 정권을 끌어 내렸다. 민중의 승리였다. 우리는 환호했고 민중의 요구, 적폐청산 사회대개혁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우리사회의 절대적 지향이었다. 이러한 요구를 받아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권의 임기절반이 지났지만 촛불의 성지 광화문을 비롯한 광장은 성조기를 함께든 태극기부대가 장악하고 있고 이미 사라졌어야 할 적폐세력은 다시 발호하고 있다. 아니 더욱 단결하고 있고 세력화하고 있으며 마치 민주투사인양 행사하고 있다. 어처구니없지만 현실이다. 가히 적폐의 부활이다.

방위비 분담금은 자기들이 저축해둔 은행에서 돈을 찾는 것처럼 당연시하며 내 놓으라 협박하고 있다. 국민을 믿고 폐기하라 외쳤지만 당연히 폐기되어야할 지소미아는 연장 되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상징되듯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하고 최저임금 1만 원은 이미 실종됐고 소득주도 성장은 폐기 되고 노동정책의 역주행은 가속화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 강제철거로 상징되는 빈민들의 실로 사선을 넘나드는 투쟁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다시 망루로 올라가고 있다.

농민들의 삶은 어떠한가? 올 한해를 뒤돌아보자. 지난겨울 시설 채소값의 폭락을 시작으로 감자, 마늘, 양파 등 줄줄이 폭락했다. 어김없이 밭에서 갈아엎어지는 농산물을 보면서 절망했다. 여름과일값 역시 하나도 보장되는 품목이 없었다. 역대 가장 많은 태풍이 한반도에 피해를 주면서 수확을 앞둔 나락이 도복되고 침수되었다. 기대했던 재해보험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설계부터 문제였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배추가 심각한 피해를 보면서 김장배추가 폭등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농민들은 수확할 배추가 없다. 가격폭등은 농민들이 '폭망'했음을 반증하는 것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가격 및 수급안정대책이 절실한 이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대책이 작동하지 않는다. 실로 농정의 부재를 위기 상황 속에서 그대로 드러내고 만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지난 10월 25일 WTO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공식선언하고 말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우리 농업의 미래를 미국에 선사하고 만 것이다. 트럼프가 제시한 4가지의 조건은 WTO의 규정도 아닌 아무런 규정력과 강제력도 없는 것이었다. 차기 협상에서 논의하겠다라고 답변하면 끝날 일이었다. 개도국지위에 대한 문제는 당사자국의 자기선언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개도국지위를 선택한 이유는 농산물 무역수지적자 및 낮은 국제경쟁력, 기반시설의 낙후, 농가소득저하 및 농산물 가격의 높은 변동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유지 등이었다.

오늘 우리 농업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될 만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가? 아니다. 여전히 매년 200억불 농산물 무역적자를 내고 있는 세계5대 농업무역적자국중 하나다. 농민의 70%는 연평균 500만원도 못 번다.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도 못 미치는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을 오가며 정체되어있다. 경자유전은 헌법 속에 존재하며 현실에서는 50% 이상의 농지가 부재지주의 농지이며 매년 1만4000헥타르의 농경지가 사라져간다. 이제 식량자급률이 21%까지 곤두박질쳤다. “농가경영주 평균연령은 67세로 향후 30년 안에 읍면동지역 40%가 소멸할 수도 있다”는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결과가 우리 농업 농촌의 오늘을 말해준다. 그렇다. 여전히 우리농업은 후진국이다.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정부의 잣대는 무었이었을까? 최근에 발표한 쌀협상 결과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그 중심에 미국의 요구, 미국의 이익, 미국의 압력이 있다.

정부는 현 농업협정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고 차기 협상에서 개도국지위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므로 당장의 피해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런 실익도 없는 데 왜 미국은 개도국 지위포기를 강요 했겠는가. 일본에게 미국산 옥수수 270만 톤의 강매를 약속받았듯 우리에게 추가적인 개방을 강요할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최근 쌀 협상 결과 발표에서 보듯이 국별 쿼터의 부활, 밥쌀수입에 이어 개도국지위마저 포기함으로써 문재인정부의 우리농업에 대한 입장과 태도를 분명히 했다. 농정포기요, 미래농업의 포기다.

식량주권, 통상주권을 포기하며 미국의 요구대로 미국의 뜻대로 우리농업을 미국에 바친 꼴이 되었다. 어디 이뿐인가? 작년부터 외쳐온 밥 한 공기 300원 보장은 해를 지난 지금까지도 목표가격을 정하지도 못한 채, 변동직불금 지급을 미루는 사상초유의 직무유기 사태를 낳고 말았다.

공익형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직불제 논의는 가격안정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지를 핵심으로 다시 한 번 농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대기업 및 자본의 농업 진출 교두보로 활용될 스마트팜 밸리 사업은 농민들의 반대에도 강행되고 있다.

전체국가예산에서 농업부문 예산은 2010년 5%에서 매년 감소하여 올해 3.12%였으며 내년 예산안을 보면 2.98%로 처음으로 3%대가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의 농정은 한마디로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요약된다. 농민들은 그동안 경제발전의 희생양으로 신자유주의 직접적 피해자로 고스란히 그 고통을 감내해 왔다.

이제 문재인 정부의 농정역시 적폐정권의 적폐농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농업을 통상교섭의 밑밥쯤으로 생각하는 천박한 인식으로 농업을 모독하고 식량권을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농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농정에 더 이상의 기대를 접고 농민들의 생존권과 민족의 식량주권을 위해 11월 30일 광화문 광장에 설 것이다. 노동자, 빈민들과 함께 불평등을 넘어 민중의 시대를 열어나가는 선봉에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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