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선물투매에 주가 또 폭락

일본도 투자감소에 급락, 美무역적자 증가도 한국에 악재

"최근의 경제위기론은 보수언론과 경제비관론자들의 호들갑"이라는 재경부 고위관료의 낙관론과 정반대로, 13일 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27포인트(3.29%)나 폭락하는 불안장세가 재차 연출됐다.

도쿄증시도 경기회복 기대를 깨고 기계수주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95%나 급락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 한층 아시아 증시의 주가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무역적자 급증이 세계경제에 어두운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와, 한층 향후 전망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주가 또 외국계 매도로 대폭락, 일본도 위기감 확산되며 폭락**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1 포인트가 내린 소폭 하락세로 출발한 뒤 하락 폭을 확대해 또다시 8백선을 깨고, 전일보다 26.96 포인트(3.29%) 떨어진 790.1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주가가 46포인트나 대폭락했던 지난 10일 '블랙 먼데이' 종가수준으로 복귀한 수치다.

외국인은 이날 1천1백3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향후 주가전망의 바로미터인 선물시장에서는 대대적 매도공세로 주가급락을 주도했다. 옵션 만기일을 맞아 외국인은 이날 8천1백20계약, 금액으로는 4천2백32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최근 사들인 1만2천계약의 매수포지션을 모두 정리했다. 그 결과 이날 프로그램매매는 5천9백11억원 순매도를 나타나 현물시장을 압박했고 결국 주가급락을 초래한 것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닥종합지수도 주가급락에 영향받아 2.85 포인트(0.68%)가 떨어진 415.09로 장을 마감했다.

대표주식인 삼성전자는 3.43%가 내린 50만7천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SK텔레콤과 국민은행도 각각 6.22%와 4.75%나 하락했다.

도쿄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올 들어 두번째로 큰 낙폭인 2.95% 하락해 10,900선이 다시 붕괴했다. 이날 도쿄증시는 내각부가 이날 발표한 3월 기계수주통계에서, 민간설비투자 선행지수인 '선박-전력을 제외한 민수'가 전월보다 3.2% 감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급락세로 전환됐다. 이같은 수치는 일본경제 회복론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이날 도쿄증시에서는 하이테크주식을 중심으로 팔자주문이 쏟아져 주가폭락을 부채질했다.

이밖에 대만의 가권지수도 0.68%가 하락하는 등 아시아의 다른 나라 증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무역적자 급증, 한국 등에 타격줄 것**

이처럼 한국 등 아시아증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급증하는 무역적자가 아시아 등 다른 세계경제권에 상처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미국의 지난 3월 무역적자가 유가 상승과 수입 급증의 결과로 월별 통계로는 사상최고치인 4백60억달러로 늘어난 대목을 지적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HSBC의 달러환율 수석전문가인 마크 챈들러는 "미국의 사상최대 무역적자는 미국이 달러화의 추가하락을 막기 위해선 그 만큼 해외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시장에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

즉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부터 자금을 회수해야만 무역적자 급증에 따른 달러화 하락세를 막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인 셈이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미국의 무역적자 급증이 고유가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유가가 더욱 오르면서 회복국면을 맞은 미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