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희망연대는 2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나라당과 합당에 공감대를 갖고 오는 4월 2일 합당 문제 추인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현재 미래희망연대 소속 의원 8명은 모두 합당에 동의하고 있는 상태다.
이규택 공동대표 등 일부 반발은 있지만, 4월 2일 이후 미래희망연대 노철래 원내대표 말대로 "신속하게" 합당이 이뤄지면 한나라당은 169석에서 177석으로 몸집이 불어나게 된다.
친박계도 '미래희망연대 독자 후보 출마→여권 분열→지방선거에 패배'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합당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박 전 대표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기본 입장은 미래희망연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규택 공동대표는 충청권에 기반을 두고 이날 창당 대회를 연 '심대평 신당'인 국민중심연대(가칭)와 합당 의사를 밝히는 등 반발하고 있다. 크지는 않지만 '범 박근혜 지지층' 내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내 계파 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연합 |
'세종시 원안 사수군' 8명 추가되지만…친박계 '떨떠름'
무엇보다 합당의 여파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당론 변경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진다. 당초 친이계 측에서 "표 계산은 끝났다. 1~2표 차이로 당론 변경이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던 것에 미뤄보면 '친박계 8석 추가'는 세종시 원안 고수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최근 정두언 의원 등 당내 주류 측에서 "중진협의체가 결론을 못 내더라도 4월 초에 의총에서 표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화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가 된다. 상황이 이같이 전개된다면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시키려 총력을 기울여 왔던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에는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연관을 지어보면 최대 이익을 보는 집단은 당 주류인 친이계가 된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친이계 한 의원은 "정병국 사무총장이 오래동안 물밑 작업에 공을 들여왔고,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아주 잘된 일이고 지방 선거의 짐도 덜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최근 측근들을 통해 "지방 선거에서 계파간 대결이 이뤄지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하는 등 '로키'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시장 출마를 검토하던 서상기 의원, 김재원 전 의원 등 측근들이 막판에 출마를 줄줄이 포기한 것도박 전 대표의 이같은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친이계의 화해 제스처긴 한데…글쎄"
따라서 친박계에서는 대놓고 합당 반대 의사를 밝히는 인사들은 없다. 일단 '화해 제스처'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래희망연대 문제로 친이계가 박근혜 전 대표를 흔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당장 미래희망연대의 분열은 애초 한나라당과 관계가 없던 당내 인사들의 '배신감'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자칫 박 전 대표의 '신뢰 문제'와 연관될 수도 있다. "미래희망연대에서 영입했거나 새로 입당한 인사들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전지명 대변인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차차 논의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친박계 한 핵심 의원은 합당 소식을 접한 뒤 "남의 당의 결정에 대해 뭐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쪽(친박계)과 상의한 적도 없다"며 "그러나 우리쪽으로서는 흔쾌히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문제"라고 다소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는 "결국 친이계 쪽에서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은 맞다. 여기에 친박계 내부 분열을 위한 어떤 의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미래희망연대와 합당으로 당내 계파간 화해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청원 공동대표가 "무조건 합당"이라는 입장을 밝히기 전 한나라당의 일부 중진 의원들과는 입장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노철래 원내대표가 서청원 대표 입장을 밝히기 전에 나에게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역시 친박계 4선 중진인 이경재 의원의 경우 공식 석상에서 "합당 필요성"을 수차례 거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친박계 내부에서도 원로 그룹은 합당에 우호적이지만 소장파 그룹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 의원이 노철래 원내대표와 만났던 사실과 함께 합당이 정병국 사무총장의 '작품'이라는 점 역시 친박계가 마냥 흔쾌해 할 수 없도록 하는 배경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