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구의원 전체 452석 중 범민주파 진영이 278석을 얻어 과반을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또 기존의 친중국파가 독식하고 있던 18개 구의회 중 17개에서 민주파가 다수당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 전까지 친중국파는 18개 구의회 모두를 지배했고 452석 중에 327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치러진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선거는 이례적인 고공 투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 47%였던 투표율이 이번 선거에는 71.2%를 기록하며 선거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열기를 보여줬다.
이같은 높은 투표율의 핵심 요인은 18~35세 사이의 젊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들 연령층의 유권자 등록은 4년 전 선거에 비해 12.3% 증가해 연령대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선거 전부터 심상치 않았던 민심이 결국 친중국파의 참패로 마무리되면서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6개월 동안의 시위에 대해 홍콩 시민들이 강력한 연대와 지지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쓰나미 같은 분노가 홍콩을 휩쓸며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고, 그 결과 친중국파 진영에 압도적인 패배를 안겼다"고 보도했다.
이제 관심은 홍콩의 민심을 확인한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 중 송환법 철회 외에 나머지 4개 사항 (△경찰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 중 경찰이 전면 봉쇄하고 있는 홍콩이공대 내 시위대에 대한 봉쇄 해제 등의 조치가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36명 중에 32명이 당선된 범민주파의 공민당은 당선자 전원이 이공대로 가서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범민주파가 사실상 홍콩 풀뿌리 의회를 장악하게 된 상황에서 현재 홍콩 정부도 이후 홍콩 운영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홍콩 정부 안팎에서는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과 관련한 독립 조사, 시위대에 대한 불기소 처분 등이 위기 타개책으로 시행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환법 반대 운동을 하다가 '쇠망치 테러'를 당했지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는 이번 선거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가 확인됐다며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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