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방위비 인상 압박 대열에 가세했다.
비건 지명자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를 만나 "방위비 분담은 단순한 금액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건 대표가 1950년 이후 한미 동맹의 재생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는 새로운 동맹의 틀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미국이 세계에서 역할을 향후 어떻게 분담하고 함께 나눠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며 "비용 문제도 그 연장선상에서 고민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특히 "(비건 대표가) '과거의 협상과는 다른 어렵고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미국이 확고하게 준비된 전략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3당 원내대표들은 "큰 상황 변동이 없는데 과도하고 무리한 일방적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 정신에 기초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바탕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위비 분담 협상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이인영 원내대표가 밝혔다.
아울러 비건 지명자에게 "부장관이 된다면 한미동맹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비건 지명자는 전날 상원 인준청문회에서도 "한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 파트너 중 하나"라면서도 "그것이 누군가가 무임승차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안보 무임승차론'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비건 지명자는 일본을 비롯한 다른 동맹국들과의 방위비 협상에 대해서도 "그들의 책임을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 터프한 협상들이 될 것"이라고 일관된 입장을 유지했다. 일본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협상에 앞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시험대로 삼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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