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 간부들이 안병영 교육부총리의 며느리를 서울대 직원으로 취직시키기 위해 서울대 본부에 수차례 청탁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교육부 간부, 교육부총리 며느리의 서울대 취업 청탁**
27일 교육부와 서울대에 따르면, 교육부 김모 국장과 최모 과장 등이 안병영 부총리의 며느리 남모(29)씨의 서울대 채용을 위해서 수차례에 걸쳐 청탁전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안병영 부총리의 며느리 남씨는 지난 3월초 서울대 홈페이지에 공고된 홍보실 계약직 직원 채용에 지원했다. 남씨가 지원한 후 교육부 김모 국장과 서울대 기획담당관을 지낸 교육부 최모 과장은 서울대 홍보실에 전화를 걸어 남씨의 채용을 부탁했다. 당시 남 국장은 안 부총리의 며느리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은 채 "내가 잘 아는 사람인데 유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조모 총무국장도 김 국장의 부탁을 받고 홍보실을 직접 찾아가 남씨를 뽑아달라고 부탁했으나, 홍보실은 마땅한 자격 요건을 갖춘 응시자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직원 채용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교육부 직원의 취업 청탁이 실패한 뒤, 이번에는 서울대가 직원을 다시 뽑기로 했다는 사실을 교육부에 사전 통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는 본부 계약직 직원 10명 정도를 추가 모집한다는 사실을 교육부에 알렸고, 교육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접한 남씨는 이달초 서울대 대외협력본부 계약직 직원 채용에 다시 지원해 합격, 최종 계약을 앞둔 상태였다. 서울대는 남씨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 남씨가 안 교육부총리의 며느리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26일 <한국일보> 등이 확인해 보도하자 최종 채용 계약은 무산됐다.
***교육부, "안 부총리는 모르는 친분 관계에서 비롯된 해프닝"**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28일 "김 국장은 안 부총리가 교육부 장관을 하던 1997년에 비서실장을 했기 때문에 장관 가족과 잘 아는 사이"라며 "개인적인 친분 관계 때문에 서울대가 채용공고를 낸 직종의 임금과 대우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하면서 '잘 아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시켜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삼갔어야 할 일이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행동한 것 같다"면서 "교육부총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김 국장 등이 순수한 개인적 차원에서 한 일이라고 판단해 공식 대응은 안 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영 부총리는 29~3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제3차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23일 출국해 다음달 2일에야 귀국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개각을 앞둔 예민한 시점에 이같이 불미스런 사건이 터져, 그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를 노심초사하며 주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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