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용천 참사를 지원하기 위한 남북 회담이 27일 개성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지난 1984년 이후 20년만에 열리는 실질적인 구호회담이어서 회담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해 하루라도 빨리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기에 회담 내용은 주로 구호물자의 신속한 수송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이나, 북측이 구호물품 육로수송 및 의료진 파견에 반대함에 따라 대한적십자사의 구호물품 수송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28일 밤이나 29일 오전에 이루어질 계획이다.
***27일 용천참사 구호회담, 20년만의 구호회담 **
북한은 용천역 폭발 사고와 관련해 27일 시설물 피해 복구 지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한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회담을 열자고 제의해 왔다.
북측은 전화통지문을 통해 이러한 회신을 보내왔으며 이는 우리측이 26일 오전 북측에 긴급구호물품 목록과 수량을 전달하고 병원선과 의료진 파견, 시설피해 복구 지원 등의 의사를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통일부 사회문화기획과 관계자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낮 12시 30분경 전화통지문을 통해 "구호물품을 접수하기로 했다"며 "귀측(남측)에서 피해지역에 시설복구 등을 희망한 것과 관련 내일 개성에서 협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은 당초 남측이 제안한 병원선과 의료진에 대해선 "우리측(북측)에서 충분한 의료진이 활동하고 있으니 사양하겠다"고 거부의사를 전했으며, 우리측이 제안한 구호물품의 육로 수송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난색 표명한 육로 수송 및 의료진 파견 문제 다시 제안 예정 **
이에 따라 27일, 지난 1984년 북측이 남측의 수재를 지원하기 위해 실무접촉을 가진 이후 두 번째로 남북간의 구호회담이 열리게 됐다. 정부 당국은 현재 27일 회담 시간 및 어떤 품목을 지원할지와 관련해 관계자간 협의를 하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구호회담에서 당국은 우선 지원 품목과 관련해 북측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용천참사로 인한 부상자 뿐 아니라 이재민을 돕는 방안과 복구지원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장비 등의 문제와 관련해 북측과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회담에서 남측은 북측에 육로 지원방안과 의료진 파견 문제를 다시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 및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도 이 문제와 관련해 "북측에 다시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박 수송 자체가 시간이 걸리고 항구에서 사고현장까지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서는 하역 후 차량에 옮겨 싣는 등에도 시간이 결려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육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설득할 계획이다. 인천-남포 해상 수송시간은 20시간 가량 소요되고 남포-용천 구간도 2백50km에 달해 서울-용천 육로 4백km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측이 재차 난색을 표한다면 정부는 1차 선적분에 대해서는 선박으로 수송하더라도 이후 2차분부터는 관례를 깨고 육로를 통해 지원함으로써 신속한 구호를 위한 새 관행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의약품과 의료 인력의 대북 파견 문제도 다시 거론할 예정이다. 북한은 중국에게 의료진의 파견을 요청한 바 있어 국내 의료진이 파견된다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측은 물론 신속하게 국제사회에 구호 도움을 요청하고 원인과 피해 규모, 현장을 공개하는 등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하지만 여전히 국내 단체들에는 현장 상황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우리측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첫 선박 수송 28일 밤이나 29일 오전 예정**
한편 북한에 지원하기 위한 구호물자도 고양시 일산 대한통운 구호창고에 속속 집결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 물자를 최단시간내에 북한측에 전달한다는 목표아래 남-북 인천항에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당초 이날 오전에 가진 연락관 접촉을 통해서 육로 수송 방안이 어려워짐에 따라 선박 수송 방침을 세우고 준비하고 있는 한적은 그러나 "선박 수송이 약간 지연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적 관계자는 26일 전화통화에서 "인천-남포간 정기선인 트레이드 포츈호가 인천에 도착하는대로 출발할 것이나 아직 인천항에 도착하지 않고 있고 날씨 등의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며 "28일 밤이나 29일 오전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도 해상 수송과 관련해 "정기선 이외에도 빠른 수송을 위해 다른 선박을 알아보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혀 선박을 통한 수송은 빨라야 28일 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차분의 선박 수송 이외에도 한적측은 2차분도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전달할 방침을 세우고 다양한 전달 방법에 대해 북측과 계속 연락관 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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