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서울남부지검에 출석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려는 여권의 무도함에 대해 역사가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를 저와 한국당이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스트랙 사태로 검찰로부터 소환 요구를 받은 한국당 의원 60여 명 중 처음으로 소환에 응했다. 지난 1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두한 적이 있지만, 그는 소환 대상이 아니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9월 19일 의원총회 등을 통해 수 차례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내가 대표로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환 요구를 받은 다른 의원들은 출석할 필요가 없고 "모든 것을 지휘·지시"한 자신만 조사받으면 된다고 의원들을 안심시키는 취지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에 출두해 △물리적 충돌 원인은 패스트트랙 찬성파인 당시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의 사보임과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에 있고 △사보임과 경호권 발동은 '불법'이며 △한국당의 물리력 행사는 이같은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정당행위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나 원내대표 검찰 출두에 대해 엇갈린 논평을 냈다. 한국당은 이만희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현 정권이 자행한 패스트트랙 폭거는 명백한 불법이며, 그 절차는 물론 지정된 법안의 내용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수 차례 제기됐다"며 "현 정권의 헌법 파괴, 민주주의 파괴에 맞선 자유한국당의 저항은 사법처리의 대상이 아니라, 훗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를 지켜낸 뜻깊은 항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그럼에도 오늘 나 원내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패스트트랙의 불법성을 알리는 동시에 책임질 일이 있다면 원내대표가 책임지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당은 현 정권이 자행하는 '야당 탄압'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 출석은 고발된 지 무려 200여일 만"이라며 "민주당을 비롯한 타당 의원들이 성실하게 조사받는 동안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검찰 소환에 불응해 왔다. 불법과 폭력행위를 전면 부정하며 법을 기만해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만큼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엄중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를 필두로 자유한국당 모든 의원 당직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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