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의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와 관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은 4일 "최근 나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17명에 대해 (10월) 7~11일에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소환 대상 의원들의 혐의는 국회법 위반 등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경찰에 이 사건 수사를 전격 이관할 것을 지시했다. 경찰은 지난 5월부터 관련 고소·고발 18건에 대한 수사를 벌여 왔으나, 검찰 수사지휘에 따라 사건을 남부지검에 송치했다.
한국당은 경찰 수사 단계에 이어 검찰 이관 후에도 출석 요구에 불응해 왔다. 검찰은 지난달 말 한국당 의원 20명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해당 의원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황교안 대표가 지난 1일 검찰에 자진 출석하기는 했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1차 소환 대상 20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었다.
황 대표는 공개 메시지를 통해 "불법에 평화적 방법으로 저항한 것은 무죄"라며 "검찰은 저의 목을 치고 거기서 멈추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검찰에 출석해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의 이번 통보를 패스트트랙 사건 수사 본격화 수순으로 보고 있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사실상 야당을 겨냥한 수사가 될 수밖에 없기에, 조국 장관 일가족 관련 수사와 '균형 맞추기'를 하려는 검찰 특수부 특유의 유전자가 작동한 것 아니냐는 세평도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표적인 특수통 출신이다.
검찰은 총 60여 명에 달하는 패스트트랙 사건 관련 한국당 의원들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한국당은 '나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이후 소환에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권한대행(정양석 수석부대표는 외통위 해외국감 중)인 정유섭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국정감사 기간은 원내대표가 가장 필요한 시점인데 하루종일 어떻게 자리를 비우느냐"며 "국감이 끝나고 적절한 시기에 당당히 출석해서 패스트트랙에 대한 입장을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조국 일가 수사에 대한 초점 흐리기도 아니고 출두할 수도 없는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소환하는 것은 저의가 의심된다"면서 검찰의 소환 요구 자체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정 의원은 "출석을 통보하고 언론에 흘리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출석 일정은) 국감이 끝나고 조율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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