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범시민대책위(이하 범대위)가 현대재벌 특혜매각 저지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 설치했던 천막농성장이 휴일 당번이 없는 10일 오후 사측에 의해 기습 철거 됐다.
최근 천막농성장 이전 등 내부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던 시민대책위는 사측의 도발에 강경대응으로 돌아섰다.
범대위는 대우조선노조가 기존 천막 바로 옆에 설치한 천막에서 농성을 재개했다. 11일에는 노조와 함께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사과와 천막 원상복구 등을 요구했다.
범대위는 “천막농성장 철거는 매각반대 투쟁을 벌이는 시민들에 대한 공격이자 회사를 지킬 의사가 없음을 안팎으로 선언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최근 실사 저지 투쟁에 앞장선 범대위 소속 시민들을 고소 고발한 행위의 연장선상이고, 범대위와 시민들에게 재갈을 물리고 매각반대 여론을 억누르겠다는 치졸한 발상”이라며 비판수위를 높였다.
범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시민의 동의와 지지가 없는 기업 합병이 성공할 리 없고, 시민을 적으로 돌린 기업이 지역에서 오래토록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기업의 신뢰 상실을 지적했다.
범대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열을 가다듬어 더욱 강하게 대우조선 매각저지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노조와 공동대표단을 꾸려 사측과 면담했다. 이들은 농성 천막 기습 철거 사과, 천막 원상복구,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나 노조는 이번 천막농성장 철거사태를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해온 실무진이 아니라 상왕으로 불리는 산업은행이 주도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다. 선주사들은 선박을 발주하기에 앞서 노사 간 신뢰 관계도 중요한 요소로 다룬다. 선주들이 방문하는 회사 정문에 천막농성장이 있으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회사의 수주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천막농성장 철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사 단체교섭 타결 등 최근 대화 기조를 이어가던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사측의 천막농성장 기습철거로 다시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오는 28일 노조 집행부 임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번 사태가 노조운동의 방향타가 될 공산이 커졌다. 범대위는 대우조선 정문 앞에서 184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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