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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폭풍전야'…명진 스님 "집단행동 자제"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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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폭풍전야'…명진 스님 "집단행동 자제" 당부

신도들 "명진 스님 지키자"…28일 법회 수천 명 몰릴 듯

김영국 조계종 전 총무원장 종책특보가 23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발언은 사실"이라고 폭로해 봉은사에 대한 외압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인 봉은사가 들끓고 있다. 봉은사 신도들은 "명진 스님을 지키겠다"며 '조용한' 결사 항전 태세다.

명진 스님이 '봉은사 직영 사찰 전환 외압 의혹'을 폭로한 21일부터 봉은사 홈페이지는 명진 스님을 응원하는 신도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는 신도들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지만, 명진 스님이 "집단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뜻을 밝힘에 따라 당장은 '폭풍 전야' 분위기다.

▲ 봉은사 신도들이 경내에 나붙은 직영 사찰 전환 반대 결의문과 관련 기사들을 읽고 있다. ⓒ봉은사

김영국 전 종책특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폭로한 23일 현재 봉은사 홈페이지에는 명진 스님에 대한 지지의 글 수십 건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한 신도(아이디 양미라)는 "그저 눈물이 난다"며 "부처님의 참뜻을 따르려는 이 참된 믿음의 곳에까지 권력의 힘이 가해지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부처님의 뜻이 권력보다 강할 것이다. 명진 스님 같은 분이 계시기에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응원의 글을 올렸다.

김영국 전 종책특보의 '양심 선언'을 지지하는 글도 잇따랐다. 한 신도(아이디 방지원)는 "정치인이라고 함부로 한 사찰의 주지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독재 시대의 잔재로밖에 볼 수 없다"며 "양심 선언을 한 김 거사님(김영국 조계종 전 총무원장 종책특보)께 박수를 보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신도들은 "이번주 일요 법회에 꼭 참석해 명진 스님께 힘을 실어 드리겠다"(아이디 정수택), "안상수 대표는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고 불교계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아이디 김이사) 등의 글을 올려 안상수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고 봉은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21일 법회를 마치고 취재진들에게 둘러싸인 채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봉은사

그러나 봉은사 측은 이번 사태가 조계종단과 봉은사 신도 사이의 갈등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신도들에게 '집단 행동'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법성행 봉은사 사무총장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명진 스님이 어떤 집단 행동이나 신도회 차원의 움직임을 자제해주기를 특별히 당부했다"며 "작은 마음을 모으면 큰 힘이 되어 이 시대 한국 불교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요 법회에 신도님들의 많은 동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앞서 명진 스님은 지난 21일 법회에서 외압 의혹을 밝히며 "신도들이 성명서 등의 집단 행동을 하면, 즉시 걸망을 지고 절을 떠나 버리겠다"고 신도들에게 당부했었다.

한편, 봉은사 신도들 사이에서는 '집단 행동' 대신 일요 법회에 힘을 모으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한 봉은사 신도(아이디 붓다사랑)는 "화가 날수록 지혜를 모아 냉철하게 판단하자"며 "일요 법회 때 지금의 10배, 100배의 신도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실제 명진 스님의 '중대 발표'가 예정됐던 21일 일요 법회에는 평소의 2~3배에 이르는 2000여 명의 신도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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