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자연의 권리' 소송으로 관심을 모았던 일명 '도롱뇽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된 후에도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대구~부산) 금정산ㆍ천성산 구간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지율 스님 등 '도롱뇽의 친구들'이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고,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막판 총선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지율 스님 등, "재판부 도롱뇽 소송 기각은 퇴보한 판결"**
경부고속철 2단계 구간 천성산 터널 공사를 반대하며 천성산에 서식하는 도롱뇽을 대신해 공사착공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지율 스님 등 '도롱뇽의 친구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9일 법원이 소송을 기각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지율 스님 등은 성명서에서 "재판부가 부산ㆍ경남권 시민 69%가 고속철도에 반대하고 있고, 10여종의 천연기념물과 30종의 보호동식물이 살고 있어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며, 터널의 안정성과 환경영향평가법 등 법률이 정한 절차를 미비한 하자를 인정해 놓고도 소송을 기각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율 스님 등은 또 "법원은 문제가 많은 국책사업에 대한 정당한 이의제기를 거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새만금의 경우 법적 보존구역이 아니고, 방조제 공사가 99% 진행된 상태의 소송임에도 자연환경의 보존권을 인정해 공사 관계자와 환경단체 간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갈 것을 권고했다"고 같은 대형국책사업인 새만금 간척사업과의 형평성을 지적했다.
지율 스님 등은 "(법원이 자연물인 도롱뇽의 당사자 능력을 징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자연의 권리' 소송은 개인의 이익 뿐 아니라 공공의 이익, 더 조화로운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후 천성산 보존을 위해 항소는 물론 현장 대응 등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겠다"며 지속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할 의지를 밝혔다.
지율 스님 등은 부산 고등법원에 항소를 하는 것과 함께 다각적인 천성산 보호를 위한 활동을 계속 전개할 예정이다.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 "고속철 금정산ㆍ천성산 관통 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한편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부산 지역 총선 후보자들에게 "경부고속철도 금정산ㆍ천성산 관통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면서 막판 총선 쟁점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부산 지역 대다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금정산ㆍ천성산 관통반대 시민종교대책위는 지역 현안인 고속철 금정산ㆍ천성산 관통 계획 전면 재검토 여부를 묻는 정책 질의를 각 정당 후보들에게 내고, 그 답변 내용을 12일 공개했다.
이번 금정산ㆍ천성산 관통 사업 계획에 대한 전면재검토 여부를 묻는 정책 질의에 대해서 민주노동당 후보는 전원 8명이 '적극적 찬성' 의사 표시를, 열린우리당 7명, 한나라당 6명, 민주당 2명이 '찬성'을 표시했다.
반면 한나라당 14명, 열린우리당 10명, 민주당 5명, 자민련 7명 등의 후보들은 '무응답', '답변 유보' 또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공약 서약을 한 후보들은 당선 후 서약 내용을 반드시 실행하고, 이를 어길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을 하는 것"이라고 이번 공약 서약의 의미를 밝혔다. 이들은 또 당론을 따르는 등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후보들에 대해서는, 낙선 운동은 물론 당선 후에도 의정 감시 운동을 철저하게 전개할 예정이다.
다음은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선정한 '찬성', '반대' 후보 명단.
***친환경 후보 명단**
민주노동당 : 김석준(금정), 임선백(동래), 김은진(남구갑), 김기태(부산진을), 이성우(부산진갑), 박재석(해운대기장을), 유장현(영도), 강한규(사하을) 후보
열린우리당 : 노재철(동래), 노혜경(연제), 조경태(사하을), 이헌만(사하갑), 박재을(부산진을), 박재호(남구을), 허진호(수영) 후보
한나라당 : 김형오(영도), 엄호성(사하갑), 최거훈(사하을), 유기준(서구), 김정훈(남구갑), 김희정(연제) 후보
민주당 : 정오규(서구), 노문성(중동구) 후보
자민련 : 신봉환(진갑) 후보
사회당 : 용진희(서구) 후보
무소속 : 박종웅(사하을), 김영재, 황백현(이상 부산진을), 노동동(금정) 후보
***무응답, 답변유보, 공약서약 거부 후보**
한나라당 : 권철현, 엄호성, 정의화, 김무성, 정형근, 허태열, 서병수, 안경률, 김병호, 이성권, 이재웅, 박승환, 유기준, 박형준
열린우리당 : 최인호, 정윤재, 최낙정, 최택용, 이해성, 김용철, 이철, 정진우, 조영동, 김정길
민주당 : 한승종, 박희동, 윤무현, 김지만, 도정옥
자민련 : 김태희, 노태석, 김선곤, 최연수, 박한상, 채선수, 한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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