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6일 "정부는 5일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앞으로 당국과 사업자 등이 포함된 공동점검단을 구성하여 방북할 것임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은 아직 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 점검단의 방북 예상 시기와 관련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방문 일정은 북측과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서 정할 계획이라 통지문에 날짜를 정해서 통지하지는 않았다"며 방문 기간에 대해서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시설 점검이 남한 시설의 철거를 전제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변인은 "철거가 됐든 금강산 관광의 재개 문제가 됐든 시설점검은 필수적인 절차"라고 답했다.
통지문에 남한에서 언급한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소위 '창의적 해법'이 포함됐냐는 질문에 그는 "금강산 관광 문제 해법에 관해서는 남북 간 만남을 통해서 언제든지 논의가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며 "통지문의 성격상 논의되어야 할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실제 북한이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금강산 관광 지구 내 자산은 정부 당국과 한국관광공사, 현대아산 등이 소유하고 있다. 북한은 해당 시설들에 대해 몰수 및 동결 조치를 한 바 있지만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소유권 문제는 추후 협의사항으로 남겨두더라도 원소유자인 정부 당국을 비롯한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자산을 점검하기 위해 금강산에 들어가겠다는 모양새를 취한다면, 이 시설들을 철거하겠다는 북한 입장에서도 이들의 방북을 거절할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다.
북한이 원하는 시설 철거를 신속하고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금강산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북한 당국과 협의를 가지는 것이 서면협의만을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금강산 문제를 비롯해 사실상 남한과 대화의 문을 닫아두고 있어 이들의 방북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이들이 시설 점검을 명분으로 금강산에 방문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북한과 협의를 의도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이 간파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 방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북한에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출구'를 만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남한 시설의 철거라는 '충격 요법'을 사용하긴 했지만 금강산 관광 사업을 진행하려면 남한과 손잡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의 실무회담 제의를 바로 받을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힌 철거 입장이 결국 남한에 관광 재개를 재촉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실무회담을 계속 주장하지 않고 시설점검을 내세우면서 남북이 협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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