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시아파와 수니파의 동시 봉기에 대해 대대적 진압작전에 나섰다. 미국은 이를 위해 병력교체 작업을 전면중단했으며, 일각에서는 파병병력을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군은 현재 수니파 주민들이 미국인 4명의 사체를 절단하고 불태운 팔루자에 대한 대대적 무력공세를 시작했고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모하마드 사티크 알-사드르를 체포하기 위해 알-사드르가 거주하고 있는 바그다드 남부 쿠파에 대한 진격을 시작했으며 바그다드에서는 알-사드르측의 강력 저항으로 퇴각했다.
미국의 무장공격에 대한 시아파의 강력저항이 시작돼 이라크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며, 그 결과 한국군이 주둔할 예정인 쿠르드족 자치지구내 시아파도 영향을 받아 봉기할 가능성까지 우려돼 한국군의 파병을 근본적으로 재고할 때이다.
***작전명 '단호한 결의', 전투기 동원 팔루자 공습**
미국의 무장공격은 일단 미국인 4인의 사체를 훼손한 수니파의 팔루자부터 시작됐다.
6일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탱크 등을 동원해 이라크군과 함께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시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폐쇄한 뒤 공격을 시작한 미 해병대 1천3백여명은 5일 밤(현지시간) 적어도 이라크인 한명을 사살했다고 미군 대변인인 마크 커미트 준장이 밝혔다.
커미트 준장은 "이날 공격은 연합군과 이라크군에 적대적인 공격을 하고 있는 측에 대해 취할 일련의 행동 가운데 첫 번째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는 팔루자에서 치안을 재확보하기 위한 것"이며 "팔루자에서 이라크시민군의 도움을 받는 계획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작전명이 '단호한 결의'(Vigilant Resolve)로 명명된 이날 공격에는 AC-130 중무장 항공기가 105 mm 전차포 등을 이용해 공중폭격도 퍼부었다. 미군의 진입에 대해서는 팔루자에 머물고 있는 저항세력도 박격포와 로켓추진수류탄을 이용해 격렬하게 대응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격을 앞두고는 팔루자로 통하는 모든 도로는 미군 전차나 장갑차로 포위됐으며 오후 7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는 통행금지가 내려졌다. 또 군소식통에 따르면 미군은 작전이 수행되는 도중 바그다드에서 요르단으로 통하는 주요 고속도로를 통제했으며 통행증을 소지한 사람만이 통과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저녁의 공세에 앞서 이날 오전에도 교전이 발생해 미 해병 한 명이 사망했으며 소식통에 따르면 적어도 이라크인 7명도 숨졌다고 CNN은 보도했다.
***쿠파 향해 진격한 미군, 강력한 저항에 퇴각**
팔루자에 대한 공습 이외에도 미군은 지난 4~5일 바그다드등 이라크 6대도시에서 봉기를 일으킨 시아파의 젊은 지도자 알-사드르에 대한 체포 작전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날 미군은 우선 바그다드 알-샬라에 있는 알-사드르의 사무실을 지상군과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공격해 이라크인 5명이 사망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5일 밤 바그다드 중심부에서는 2번에 걸쳐 폭발음과 격렬한 총격음이 들렸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방송도 이날 바그다드 알-사드르 지역과 알-아드하미야 지역에서 밤새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군은 6일 오전 알-사드르측의 알-마흐디군의 거센 저항에 부딪쳐 퇴각했다. 이날 교전에서는 이라크인 상당수가 죽거나 부상당했으나 정확한 인명피해는 전해지지 않았다.
또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미군은 바그다드 공습에 이어 알-사드르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머물고 있는 쿠파를 향해서 진격을 시작했다. 이라크 임시행정처(CPA)측은 "알-사드르 체포에 대한 사전 경고는 없다"고 밝히고 키미트 준장은 "조용하게 체포에 응할지 안할지는 알-사드르 선택에 달렸다"고 말해 미군은 공격을 감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알-사드르 지지세력도 로켓포나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어 미군이 공격을 감행할 경우 격렬한 무장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에 있는 알-사드르 지지자들도 "미국이 알-사드르를 체포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 중부 사령관, 이라크 추가파병 검토"**
하지만 미군의 공격으로 이라크 전역의 치안이 확보되기는커녕 점차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 보도에 따르면, 6일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는 알-마흐디군이 이탈리아군과 교전을 벌여 민간인 2명이 죽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으며 이탈리아 군 차량 4대도 불에 타 전소됐다.
이에 따라 존 아비자이드 미군 중부군 사령관을 비롯한 미군 관리들은 이라크에의 추가 파병 검토에 들어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우선 미국 국방부는 향후 수주 내에 미 본토로 귀환시킬 예정이던 2만4천여명의 미군에 대한 귀환 방침을 무기한 연기할 계획이라고 USA투데이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당초 미 육군 보병 제4사단과 101 공중강습사단, 1기갑사단, 82공중강습사단 등이 미군 교체 작전의 일환으로 내달말까지 이라크를 철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현재 13만4천명의 미군 병력을 보충할 어떠한 계획도 내려지지 않았으며, 백악관 관리들은 "그러한 조치가 현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인지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군을 추가투입할 경우 대선을 앞두고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에 대한 미국내 비판여론이 급등할 것을 우려한 주저함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군 파병될 쿠르드 자치지구 안정도 장담 못해**
전문가들은 미국이 시아파 지도자인 알-사드르를 체포하기 위한 미군의 공격으로 다수의 이라크인 사상자를 발생시킬 경우 이라크 사태는 더욱 겉잡을 수 없는 사태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알-사드르를 체포하면 시아파내 강경파가 온건파를 친미주의자들로 공격하고, 그럴 경우 온건파들도 이들의 보복을 우려해 미군에 대한 공격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강경파 시아파들은 온건파인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 집을 포위하며 압박을 가하기도 했었다. 또한 강경파는 수년간 추방당해 해외에 머물고 있다가 미군 점령과 함께 다시 이라크내로 들어온 시아파 지도자를 살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렇게 되면 쿠르드 자치지구내 시아파들까지도 자극받아 친미노선을 걷고 있는 쿠르드족과의 분쟁 가능성도 있어서 한국군 주둔지로 예정돼 있는 쿠르드 자치지역에서도 종족간 분쟁이 격화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라크는 부시의 베트남"이라고 5일 질타한 에드워드 케네디(민주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의 지적처럼, 지금 미국은 사막의 모래늪에 깊숙이 빨려들어가는 양상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추가파병할 경우 같은 늪에 빨려들어갈 공산이 농후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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