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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속의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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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속의 유대인

<묵시록의 시대 2> 유럽서 피신해 미국을 장악한 유대인

***<묵시록의 시대 II>:
영화 <Once upon a time in America>에 얽힌 유대 이민사**

과거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다면, 오늘날 모든 길은 뉴욕으로 통한다. 실제로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이지만, 오늘날 세계의 수도는 누가 뭐래도 뉴욕이다. 그런데 뉴욕의 최초 이름은 뉴암스테르담이었다. 이곳에 최초로 이주한 사람들이 네덜란드인이었기 때문이다. 1626년, 식민지 초대 총독인 미누이트가 인디언으로부터 맨해튼 섬을 사들여 뉴암스테르담으로 명명한 것이다. 하지만 뉴암스테르담이라는 이름은 그로부터 38년만인 1664년, 영국 함대가 이곳을 점령한 뒤 당시 영국 국왕의 동생인 요크공의 이름을 따라 뉴욕으로 명명함으로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했다.

그런데 뉴욕이 아직까지 뉴암스테르담으로 불리던 1654년, 23명의 유대인들이 뉴욕으로 이주해왔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집단에 불과했지만, 그들은 미국으로 건너 온 최초의 유대인 이민 물결이었다. 유대인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840년대 후반. 당시 유럽 전역에서 일기 시작한 반유대주의의 부활이 두려워 독일계 이민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보헤미아 및 북이탈리아 지방에서 이주해온 것이다. 이들은 당시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떠돌이 행상으로 먹고 살기 위해 미국 각지로 흩어졌는데, 이들이 바로 오늘날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유대인들이다.

다음으로 미국을 찾아온 유대인 이민 물결은 1870년대 동유럽에서 이주한 사람들이었다. 당시 루마니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의 게토에서 격리된 채 처참한 생활을 해야만 했던 수백만 유대인들이 대규모로 미국으로 몰려든 것이다. 그리고 1881년에는 동일한 유대인 박해를 피해 러시아와 폴란드에서 많은 유대인들이 뉴욕의 로우어 이스트 사이드(Lower East Side)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로우어 이스트 사이드의 가난하고 불결한 생활 속에서 세탁물과 헌 옷가지 등을 팔면서 성공 신화를 꿈꿨는데, 이들이 바로 오늘날 뉴욕을 지배하고 있는 유대인이다. 물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가 만들어진 것도 바로 이 때부터다.

그것을 다룬 영화가 다름아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1984)다.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의 마지막 작품으로 1984년 세계 영화평론가로부터 베스트 필름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 영화는 흔히 이탈리안 갱스터 무비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영화가 실제 그리고 있는 것은 1900년대 초기 뉴욕의 로우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유대계 이민자들의 삶의 애환이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맡은 누들스(Noodles) 역은 유대인으로서, 단순한 깡패에 불과했던 갱 조직에 경영 기법을 도입해 오늘날의 마피아로 만든 메이어 랜스키(Meyer Lansky)에 바탕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로버트 드니로는 자신의 배역을 위해 랜스키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거절당한 바 있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은 왜 그렇게 미국으로 몰려들었던 것일까?

***유대인에게 약속된 '제2의 가나안', 아메리카 신대륙**

중세 시대 유대인들이 유럽에서 겪은 차별과 핍박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4세기, 유럽 여러 나라에서 추방당한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스페인에 정착했다. 스페인은 BC 10세기 경부터 페니키아의 항해술을 이용해 유대인들이 교역했던 곳이자, BC 6세기경 바빌로니아 포로 시기에, 그리고 AD 70년경에는 로마의 예루살렘 침공 시기에 로마의 군수 물자를 공급하는 상인으로 왕래하며 정착했던 곳이기 때문이다(오늘날 유대인은 크게 에쉬케나지(Ashkenazic) 유대인과 쉐파드(Sephardic) 유대인으로 구분되는데, '쉐파드'(Sephardi)는 히브리어로 '스페인'이란 뜻이다).

그들은 스페인에서 회교도나 기독교인과 더불어 비교적 평화롭게 살면서 번성했다. 실제로 12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전세계 유대인의 90%가 쉐파드 유대인이었고, 당시 스페인에 거주하는 유대인은 전세계 유대인보다 많았다(오늘날은 거꾸로 에쉬케나지 유대인이 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14세기말 스페인에서 발생한 민중 봉기가 점차 반유대주의로 변질되면서 1380년과 1390년에 유대인 회당이 불타고 수천 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하는 참극이 빚어지게 된다. 그러자 당황한 스페인 정부는 유대인들에게 스페인을 떠나거나 카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명령하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이웃 나라인 포르투갈로 이주하거나, 카톨릭으로 개종해 스페인에서 부를 축적하게 된다.

1469년,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왕자와 카스티유 왕국의 이사벨라 공주가 결혼해 스페인이 통일되면서 반유대주의는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1478년 콜롬부스를 신대륙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진 이사벨라 1세와(Isabella I) 페르난도 2세(Fernando II)는 카톨릭으로 개종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유대인들의 재화를 왕실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종교 재판이란 이름으로 유대인 박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카톨릭을 제외한 비카톨릭 교도를 추방하는 이른바 '스패니쉬 인퀴지션'(Spanish Inquisition)이다. 그 결과 많은 유대인들이 스페인을 떠나 포르투갈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로 이주해갔다(물론 남은 이들은 카톨릭으로 개종했는데, 오늘날 스페인에서 마라노(Marrano)라 불리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런데 이처럼 반유대주의 성향을 띠던 로마 카톨릭의 종교 재판은 독일 사제인 마르틴 루터의 카톨릭 교회에 대한 95개조 반박문이 있던 1517년 이후 새로운 양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카리스마 있는 루터의 외침은 점차 눈덩이처럼 굵어지면서, 바야흐로 종교개혁 운동이 폭풍처럼 유럽 전역을 강타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결과, 1550년 경에는 덴마크와 노르웨이, 스웨덴과 핀란드 왕들이 프로테스탄트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에 대해 로마 카톨릭은 분노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유대인을 탄압하던 카톨릭의 종교 재판은 프로테스탄트 탄압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로마 카톨릭의 압제에 시달리는 프로테스탄트에게는 하나님이 예비해놓은 '약속의 땅'이 기다리고 있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아메리카 신대륙이 그것이었다. 이처럼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을 개척한 미국의 프로테스탄트는 카톨릭에 대한 동병상련의 경험이 있는 까닭에 뒤늦게 이주해 온 유대인을 핍박하기는커녕 오히려 관대하기까지 했다. 그런 까닭에 뒤늦게 들어온 유대계 이주민들은 유럽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안도감 속에서 오랜 박해 생활에서 생존하면서 본능적으로 익혀온 자본 증식의 노하우를 마음껏 발휘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구약 시대 가나안을 정복한 여호수와처럼 뉴욕 월가를 중심으로 금융과 언론을 장악하며 서서히 미국을 잠식해갔다.

***9.11 테러를 보는 알-왈리드와 줄리아니의 입장 차이**

9.11 테러 이후 오늘날 전 세계인의 뇌리에 "자살 테러"라는 '강박증'을 확산시키고 있는 알-카에다(Al Qaeda)의 의미는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알-카에다의 다른 이름이 '유대인과 십자군에 대항하는 성전(聖戰:지하드)을 위한 세계 이슬람 전선'(The World Islamic Front for Jihad against Jews and Crusaders)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유대인과 십자군에 대항한다'(against Jews and Crusaders)는 의미이고, 둘째는 '지하드(성전)를 위한 세계 이슬람 전선'이 의미하는 바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잠시 9.11 테러 당시 상황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WTC 건물이 보잉기에 의해 피격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들은 9.11 테러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명 세계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이같은 태도는 심지어 대부분 이슬람 국가들로 이루어진 중동 지역에서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중동 지역 국가 지도자들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와 이슬람 국가 사이에는 9.11 테러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엄존하고 있었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 9.11 테러가 발생한지 한 달 뒤 뉴욕의 테러 현장을 방문한 사우디 아라비아 알-왈리드 왕자의 1,000만 달러 기부금에 대한 줄리아니 뉴욕 시장의 반려 사건이다.

2001년 10월 12일, 세계 10대 부호 가운데 한사람으로 알려진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왈리드 왕자는 뉴욕의 테러 현장을 방문했다. 당시 2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 자리에서 9.11 테러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한 뒤, 줄리아니 당시 뉴욕 시장에게 테러 복구 비용으로 1,0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전달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줄리아니 시장은 알-왈리드 왕자의 수표를 반려하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고 만다. 이유는 1,000만 달러 수표를 전달한 뒤 알-왈리드 왕자가 발표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성명서 때문이었다.

"이같은 테러가 왜 발생했는지, 지금은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 깊이 반성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미국의 중동 정책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 좀 더 균형 있는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9.11 테러가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이 성명서는 9.11 테러를 바라보는 중동 지역의 반이스라엘 정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줄리아니 뉴욕 시장이 즉각적으로 알-왈리드 왕자의 1,000만 달러 수표를 반려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가 보기에 알-왈리드 왕자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9.11 테러 현장에서 1,000만 달러라는 값싼 비용으로(그의 메시지가 전파되는 데 사용되는 선전 비용을 역으로 환산해보라!)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이 초래한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선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9.11 테러에 의해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는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미국 금융계를 장악한 유대계 자본의 총 본산에 더 가깝다. 게다가 알-왈리드 왕자가 1,000만 달러를 건넨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다름아닌 유대인이었다. 빈 라덴을 대신해 그가 <TIMES> 2001년 인물로 선정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여기에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시의 유대인 인구 비율은 700만 뉴욕 시민 가운데 무려 1/3이 넘는 250-300만이다. 이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557만 유대인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얼마나 많은 유대인들이 뉴욕시에 살고 있는지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미국의 알터 에고(alter ego), 유대인**

알-카에다의 이름에 함축된 "유대인과 십자군에 대항한다"는 의미는 바로 이같은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알-왈리드 왕자의 성명서를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유대인과 십자군에 대항한다"는 의미는 미국에 대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인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주고 있기 때 문이다. 다시 말해 알-카에다 조직으로 상징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미국이란 국가에서 또다른 유대인(alter Jews)을 발견한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9.11 테러가 발생하기 전, 미국 ABC 방송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오사마 빈 라덴과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빈 라덴의 답변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나는 미국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국무부․국방부와 CIA같은 중요 각료들의 면면을 살펴보라. 그러면 당신은 유대교도들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은 세계, 특히 이슬람 세계를 향한 그들의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을 이용한다. 걸프만에서 미국의 존재는 유대인을 지원하고 그들의 후방을 보호하는 것이다. 무수히 많은 미국인들이 집없이 거리를 떠돌고, 빈곤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동안, 그들의 정부는 우리 땅(중동)을 점령하고, 새로운 식민지를 건설하며, 이스라엘 식민지 건설을 지원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여기에서 빈 라덴은 중동 지역에 대한 미국의 화두가 '석유'와 '이스라엘'이라고 말하고 있다. 중동의 석유는 미국이 차지하고 중동의 패권은 이스라엘에게 넘기는 것, 이것이 중동 지역에서 미국에게 주어진 지상명령이라는 것이다(엄밀한 의미에서 엑손-모빌․로열더치셸 등 전세계 메이저 석유 회사가 록펠러와 로스차일드로 상징되는 유대인 소유란 점에서 '석유'와 '이스라엘'이라는 미국의 화두는 둘이 아니라 하나라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이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전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 떠오른 미국을 이용해 이라크, 이란, 이집트, 사우디 등을 차례로 붕괴시켜 이스라엘이 중동의 패권 국가가 되도록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제 알-카에다의 두 번째 의미, 다시 말해 '지하드(성전)를 위한 세계 이슬람 전선'이라는 말의 의미도 쉽게 이해가 된다. 이처럼 이슬람 영토를 유린하는 유대인과 십자군(미군)에 대항해 전세계 모든 이슬람 교도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성전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거의 매일 TV와 신문의 국제면을 장식하고 있는 '자살 폭탄 테러'는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교도로들부터 이슬람을 사수하기 위해 성전을 치르는 이들에게 있어 '자살'이란 '순교'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전세계 미군의 재배치 움직임과 '테러와의 전쟁'은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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