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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여러분, 격려와 용기를 주신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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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여러분, 격려와 용기를 주신 글 고맙습니다"

<적십자사 내부제보자가 보내는 감사의 편지>

3월30일 본지를 통해 인터뷰가 보도된 대한적십자사 내부제보자가 적십자사 홈페이지와 프레시안 게시판 등 인터넷 게시판에 격려의 글을 남겨준 네티즌에게 '감사의 글'을 남겨왔다.

내부제보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격려와 용기를 주는 글들이 너무 감사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글을 보낸다"고 '감사의 글'을 남기는 이유를 밝혔다.

내부제보자는 또 "적십자사 경영진이 총선에 관심이 쏠리는 시점을 최대한 활용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징계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언론과 네티즌을 비롯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적십자사는 4월2일 각 언론에 총재 명의의 사과 글을 게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제보자에 대한 징계위원회 결정을 계속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다음은 내부제보자가 보내는 편지 전문.

***적십자사 내부제보자가 보내는 편지**

저는 프레시안과 인터뷰한 대한적십자사 내부제보자입니다

네티즌들의 격려의 글을 읽으면서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기도 했습니다. 격려와 용기를 주신 글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고맙다는 답글을 올려야 도리일 것 같습니다. 그래야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새벽입니다. 제 가족들, 늙으신 노모와 아내, 딸은 걱정에 또 하루를 보내고 곤히 잠이 들었습니다. 저와 제보를 같이 한 동료도 어린 두 자녀와 아내가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 동료 역시 잠든 가족 옆에서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있을 것입니다.

조용히 입 다물고 있으면 편하게 봉급 받으며 직장생활을 원만히 할 텐데, 온갖 비난과 조소를 내가 왜 스스로 자초하나, 제보를 하기 전에 이런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하지만 수혈의 대상자, 즉 병원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를 생각하면서 용기를 내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저희들은 적십자사 징계위원회의 징계결과를 기다리며, 언제 실업자로 내몰릴지 모르는 시한부 직장인입니다.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를 계기로 여러 차례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회사에 대한 거센 반감도 생기고 고통이 더 가중되기도 했습니다만,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각오와 의지도 변함없습니다.

처음 적십자사에 들어갈 때는 봉사단체에서 열심히 일하며 좋은 직장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내부의 부당한 사실을 제보한 우리를 처벌하려는 회사와 이에 동조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서글픔과 자괴감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가슴이 아려오면서 지나간 1년이 10년처럼 여겨집니다.

제대로 된 혈액을 공급해 보겠다는 우리의 몸부림에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적십자사는 총선의 분주함을 핑계로 이 국면을 슬그머니 빠져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정치꾼들이 많이 쓰는 그 방법, 그대로입니다. 여론만 수그러들고 소나기만 피하면 네티즌들을 비롯한 국민들이 망각할 것을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언제나 수혈 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새 다른 병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 피해자는 저도 될 수 있고, 여러분이나 사랑하는 가족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적십자사 안에는 의식과 양심은 있으나 표현을 못하는 직원들도 많습니다. 이밖에 뜻있는 국민들과 단체, 언론, 네티즌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엉터리 혈액 관리'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공혈로 이루어지는'혈액'을 다시 국민에게 깨끗이 되돌려 주는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의 걸음은 절대 멈춰있지 않을 것입니다.

걱정해주고 격려해준 여러분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2004년 4월 2일,
적십자사 내부제보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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