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5%포인트나 떨어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역전을 허용한 것으로 최근 여론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리처드 클라크 전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의 미국 백악관에 대한 비판이 여론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가운데 실시돼 관심을 모았으나, 부시 진영의 TV 광고를 통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상당부분 주효해 전세가 역전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케리 47%- 부시 51%로 전세 역전, 네거티브 TV 광고 영향**
미국 CNN 방송과 USA 투데이 및 갤럽이 지난 26일부터 28일 3일간 전국 성인 1천1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해 29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케리 상원의원을 51% 대 47%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주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와 비교해볼 때 부시 대통령 지지율은 7% 포인트 상승한 것이고 케리 후보는 5%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이밖에 랠프 네이더 후보가 포함돼 조사된 여론조사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49%의 지지를 얻어 45% 지지를 얻는데 그친 케리 상원의원을 앞섰다. 네이더 후보는 4%의 지지율을 확보했다.
케리가 민주당 단일후보가 된 이래, 부시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뒤처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천만달러 퍼부은 네거티브 TV광고의 결과**
이같은 결과에 대해 USA 투데이지는 부시 대통령 진영이 이번 달 중순부터 수천만달러의 거액을 투입해 시작한 네거티브 TV 광고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TV 광고가 시작되기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케리 후보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이 60%이고 '비우호적'으로 바라보는 응답자는 26%였던 데 반해, 이번에는 '호의적'이라는 응답비율은 53%로 7% 포인트 하락한 반면 '비우호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6%로 10%포인트나 높아졌다.
또 케리 후보의 정치적 지향점이 ‘너무 자유롭다’라는 시각도 이전 조사보다도 12% 포인트나 높아져 41%에 이르렀다.
반면 부시 대통령의 선호도는 57%이고 비우호적이라는 비율은 41%로 나타나, 이전 조사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클라크 전 보좌관 비판으로 부시 대통령 신뢰도도 하락**
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신뢰도 역시 지난주부터 시작된 클라크 전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의 비판으로 소폭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클라크 전 보좌관은 최근 부시 대통령이 알-카에다의 위협보다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제거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54%는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를 막기 위한 모든 것을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53%는 또 백악관이 9.11 이전의 정보 조사 내용에 대해 현재 일부 사항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국인들은 부시 행정부가 사담 후세인에 너무 많이 몰두한 나머지 알-카에다 위협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49% 대 49%로 팽팽히 찬반의견이 갈렸다.
***‘테러와의 전쟁’에선 부시, 케리보다 높은 지지 받아**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지난 조사와는 달리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케리 후보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파병 결정을 할 경우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 가운데 ‘누가 더 잘 결정할 것 같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2%는 부시 대통령을 꼽았으며, 41%만이 케리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 2월 조사에서는 케리 후보가 50% 대 45%로 부시 대통령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참모들은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며 지지율 재역전을 자신했지만, 찰스 불록 미 조지아 대학 정치학 교수는 “민주당은 테러와의 전쟁보다는 국내 문제와 경제 등 민주당이 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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