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사일 방어체계(MD) 1단계 조치로 오는 9월 동해에 이지스함을 상주시키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 정부에 대해 일본과의 MD용 통합정보통신망 구축의 일환으로 MD용 정밀 지상 레이더의 배치를 타진해왔다.
일본이 이 요구를 수용할 경우 미-일 군사동맹이 한층 강화되면서, 북한은 물론 MD시스템에 강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중국을 한층 자극, 동북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일 양국 MD용 통합정보통신망 구축 검토”**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5일 “미-일 양국은 북한 등이 양국으로 발사한 탄도 미사일에 관해 양국이 개별적으로 파악한 레이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요격 미사일로 격추시키기 위한 정보통신망 구축작업에 들어갔다”며 “이의 일환으로 미국은 일본 정부에 MD용 정밀 지상 레이더의 일본내 배치를 타진해왔다”고 보도했다.
미-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검토중인 통합 정보통신망은 미군의 조기경계위성이나 이지스함 레이더망이 포착한 탄도 미사일의 탐지 및 추적 정보는 실시간으로 바로 일본 항공자위대의 항공지령소에 전달되는 형태다.
아울러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이나 항공자위대의 지상배치 레이더망이 파악한 정보도 주일미군을 통해 미국 본토로 보내지는 형태다.
양국간 전달 방법은 이지스함에 장착돼 있는 데이터링크, 즉 정보 공유 기능을 활용하는 것으로 이 기능을 이용하면 미-일 양국 지휘부에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의 궤도가 자동차의 네비게이션처럼 지도화면에 표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미국은 MD 계획을 위해 이러한 정보통신망보다도 더 고도화된 통신망 개발을 진행시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美, 日에 MD용 정밀 지상 레이더 배치 타진 **
미국은 또 이러한 통합 정보통신망 구축을 위한 일환으로 미국 본토를 노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탐지 및 추적이 가능한 지상 배치형 ‘GBR 레이더’를 일본내에 배치하는 문제를 타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레이더를 이용해 수집된 정보는 이미 동해에 배치키로 확정한 이지스함의 레이더 정보와 함께 미국 본토에 있는 요격 미사일 발사 관제 시스템으로 보내지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망이 구축된다면 “북한 등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일본은 미국 본토방위를 위한 ‘감시역’을 맡게 되는 것”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평가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러한 레이더는 강력한 전파에 의한 전파장애나 인체에의 영향도 우려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정보망 구축, 日 평화헌법의 집단적 자위권 금지 조항 저촉 **
하지만 마이니치신문은 미국과의 통합 정보통신망 구축은 이러한 물리적인 문제보다도 일본 평화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저촉돼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이 일본과 통합 정보통신망을 구축하려는 이유는 전세계적 차원의 MD체계에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연계상황은 단순히 정보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고 앞으로 MD 운용 전반에 대한 통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집단적 자위권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2001년 미일 국방장관회담때 일본측이 “일본은 주체적으로 운용하는 시스템을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미 국방부측이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그동안 지휘통제가 서로 분리돼 있고 일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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