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MS 6억달러 벌금 내라"에 MS "법정투쟁"

MS 고자세로 일축, EU-MS 전쟁은 계속될 듯

유럽연합(EU)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6억 달러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런 EU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MS는 이번에 지적된 '윈도 프리미엄'을 포기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U, "MS 독점금지법 위반, 6억 달러 벌금"**

EU는 24일(현지시간)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MS에 4억9천7백만 유로(6억1천3백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앞서 22일 15개 회원국은 브뤼셀에서 이와 같은 제재 방안을 최종 협의했다.

EU는 MS에 이같은 벌금 부과와 함께 유럽 시장에 음악, 영상을 재생하는 소프트웨어인 '윈도 미디어플레이어'를 제외한 윈도를 90일 안에 제공할 것을 명령했다. EU는 또 MS의 경쟁사들이 윈도와 함께 작동할 수 있는 값싼 서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완전하고 정확한" 자료를 1백20일 안에 공개할 것도 지시했다.

EU의 이번 결정은 지난 5년 동안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인 끝에 내려진 결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MS가 전세계 PC의 90%에서 사용되고 있는 윈도 운영체제에 음악, 영상을 재생하는 소프트웨어인 '윈도 미디어플레이어'를 끼워 판매해 리얼네트워크, 애플 등 경쟁사를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는 혐의를 둬 왔다.

***6억 달러, MS엔 '솜방망이'**

EU가 MS에 부과한 6억 달러 상당의 벌금은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EU가 단일 기업에 부과한 것으로는 사상 최대이다. 지금까지는 지난 2001년 스위스의 로슈가 비타민 카르텔로 부과받은 4억6천2백만 유로가 최고였다.

이런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 부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정이 MS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관측이다. MS는 현재 5백28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서 6억 달러 상당의 벌금은 회사 경영에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다.

이 때문에 매출액 대비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는 기준에 비쳐봤을 때, 이번 EU의 결정이 '솜방망이' 제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0% 기준을 적용할 경우 MS에 부과될 벌금은 약 32억 달러이며, 이런 최대 규모의 벌금도 MS를 압박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에서 이번 벌금 규모는 너무 적다는 것이다.

MS는 배당금을 높이기 원하는 주주들의 바람을 외면하면서, 유럽연합이나 경쟁사와의 소송에 대비해야한다고 자금력을 높여 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 장기 투자금을 포함한 MS사의 여윳돈이 6백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MS, "법정 투쟁 불사하겠다"**

MS는 EU의 결정에 대해서, 유럽재판소(ECJ)에 제소하는 등 법정 투쟁 불사 방침을 밝혀 전면전을 선포했다. EU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윈도 프리미엄'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번 MS의 강경 대응은 벌금보다는 '윈도 미디어플레이어'를 끼워 팔아온 '윈도 프리미엄'을 포기하라는 명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 미디어플레이어'가 제거된 '윈도'를 판매할 경우 그간 각종 소프트웨어를 운영 체제인 윈도에 끼워 팔아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 온 MS의 비즈니스 관행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MS는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와 '윈도 미디어플레이어'에 이어 최근에는 검색 기능을 '익스플로러'에 포함시켜 자사의 MSN 검색 기능으로 고객을 유도할 계획을 발표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U의 판단을 다른 국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것도 MS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MS가 EU의 결정을 따를 경우, 다른 국가들도 MS에게 반독점 혐의를 두고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MS는 이번 EU의 결정에 대해서도 법정 투쟁 등으로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자사에게 유리한 상황 변화를 모색할 전망이다.

MS가 법정 투쟁을 전개할 경우, 이번 분쟁이 최종 해결되는 데는 앞으로 최소한 수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본격적인 법정 투쟁이 시작돼 최종 해결될 때까지 제재 집행정지가 인정되면 EU의 이번 명령도 사실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많은 전문가들이 EU보다는 MS의 승리를 점치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