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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천수이벤 총통, 재검표 요구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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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천수이벤 총통, 재검표 요구 수용

야당, “시간끌기용, 즉각 재검표 실시” 요구

천수이벤(陳水扁) 대만 총통이 렌잔(連戰) 주석의 총통선거 재검표 요구를 받아들여 이르면 25일 재검표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당과 친민당의 야당 연합은 즉각적인 재검표를 요구하며 민진당이 입법절차로 시간을 지연시키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여전히 대만 정국은 불투명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검표와 총통 총격사건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시민들도 여전히 총통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는 가운데 대만 증시는 이날도 대만 정국 진행과정에 따라 요동치는 어지러운 모습을 보였다.

(사진 렌잔)

***천수이벤 총통, 재검표 수용. 빠르면 25일 재검표 시작할 듯**

대만 여당 민진당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천수이벤 총통이 정부 고위관료들에게 이날 오후 선거법 수정을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대만 방송 TVBS가 보도했다.

민진당은 "우리는 야당 국회의원들과 협의를 거쳐 23일 오후 바로 수정안을 통과시키길 바라며 가능하면 빨리 재검표를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진당 원내총무인 차이황랑도 "수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다면 재검표가 이르면 25일에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VBS 등 대만 언론들도 이날 오후에 바로 입법원이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총통도 바로 법률안 공고를 낸다면 빠르면 2일 후인 25일 바로 전면적인 재검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수정될 것으로 보이는 선거법 조항은 제63조로 1, 2위 후보간 득표율 격차가 1% 이내라면 7일 이내에 중앙선관위원회에 일부 또는 전부 재검표 요구안을 제출하고 주관기관은 즉시 재검표를 실시하는 것으로 이번 대선까지 소급적용된다. 이번 총통선거에서 천 총통과 렌 주석의 양후보간 득표율 차이는 0.22%에 불과해 이번 수정안에 따라 바로 재검표가 실시되는 것이다.

대만 일간지인 중앙사가 민진당 커젠밍(柯建銘) 국회의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천 총통은 21일 여우시쿤(游錫坤) 행정원장과 민진당 장준슝(張俊雄) 비서장과 만나 이같은 사항을 논의했으며 22일 민진당이 법안을 마련토록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연합, "시간끌기용, 즉각 재검표 실시하라"**

이같은 발표 이후 국민당과 친민당은 즉각 회의를 갖고 논의를 했으나 회의 이후 민진당의 제안을 강하게 비난하는 목소리를 냈다. 대만 일간 중앙사에 따르면 양당 연합은 민진당이 재검표 요구를 수용한 데 대해 "민진당은 법안 제정 없이도 바로 재검표를 명령할 수 있다"며 정부 제안을 비난했다.

국민당, 친민당은 이어 민진당의 수용 내용은 '시간끌기 작전'(緩兵之計)이라고 비판하고 즉각적인 재검표를 주장했다. 이날 오전에도 입법원에서 열린 입법절차 회의에서 국민당 당적의 랴오펑더(廖風德) 의장은 "중앙선거위원회에서 행정 절차로 즉각 재검표를 할 수 있는 것을 입법을 통해 하려는 것을 반대한다"며 회의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양 당 연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위원회의를 소집해 재검표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랴오펑더 의장도 "위원회의에서 과반수 의원이 찬성하면 재검표가 실시되는 것이라며 입법과정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 고등법원도 22일 국민당과 친민당이 제출한 당선무효, 선거무효 소송에 대해 재판관을 선임하고 양당에 구체적인 검표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양당 율사들은 검표 방법은 반드시 전면적이고 집중적이며 공개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렌 주석, 영수회담 제안. 천 총통 23일 첫 공식석상 참석**

천 총통의 민진당이 전격적으로 재검표 요구를 받아들였으나 여전히 야당 연합이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대만 정국이 어떻게 변화될지 주목된다.

야당의 렌 주석과 쏭추위(宋楚瑜) 부총통 후보는 지난 20일 대만 총통선거에서 2만9천여표차로 패배했으나 무효표가 33만여표나 나오자 선거부정과 총통 총격사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무효, 당선무효를 주장했다. 야당은 이어 대만 고등법원에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렌 주석은 22일에도 선거 무효와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는 시위현장에 참석해 "즉각 재검표를 실시하고 총격사건 진상을 조속히 발표하라"고 재차 요구사항을 주장하기도 했다.

렌 주석은 이날 저녁 외신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도 늦어도 5월 20일 취임식 이전까지 재검표 실시와 총통 총격 사건에 대한 조사단 구성을 요구했다. 렌 주석은 이어 "선거무효 소송은 사법사건이 아닌 정치 사건인만큼 천 총통과 쏭 주석 등 3인이 만나 정치적 분쟁을 끝내자"며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천 총통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천 총통이 총격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이후 이날 처음 공식적인 활동을 재개할 방침이어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대만 연합신문이 총통부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천 총통은 5부요인과 만나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행정원, 입법원, 사법관청, 감찰원, 시험관청 등의 5부 요인이 참석할 예정이다.

(사진 그래픽)

***집회참석 시민, "천수이벤 하야, 선거 무효"**

한편 선거가 끝난 이후 아직까지도 타이베이에서는 2만여명의 시민들이 총통의 재검표 수용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총통부 앞에서의 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일부 사람들은 주변 건물에 '천수이벤 하야, 선거 무효'라는 레이저 빔을 쏴 글씨를 만들기도 했다.

또 국민당은 오는 27일에는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을 동원해 행진시위를 벌일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당 대변인은 "이번 행진은 대만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증시 대만 정국따라 크게 요동쳐**

대만 정국이 여전히 불투명함에 따라 22일 1996년 1월 이후 8년여만에 6.6%라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던 대만 증시주가는 23일에도 대만 정국 움직임에 따라 크게 요동쳤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5%이상 급락해 출발했으나 재개표 가능성이 제기되고 천 총통이 이를 승인키로 했다는 소식에 따라 낙폭이 2%으로 줄어들고 다시 1%선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국민당이 다시 재개표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하자 증시는 다시 3%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대만 달러화도 오후 1시44분현재 미국 달러화에 대해 전날보다 0.24% 떨어진 33.29대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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