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아베 "어려운 상태 방치하면 안 돼" 공감

한일 총리 21분 회담, 文대통령 친서 전달

일본을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가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일 관계 개선 의지가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날 면담은 당초 오전 11시부터 10여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아베 총리의 앞선 회담이 지연되면서 오전 11시 12분 시작해 21분간 진행됐다.

이번 회담이 경색된 한일 관계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와 레이와 시대의 시작을 축하하고 최근 일본이 입은 태풍 피해를 위로하는 한편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회담 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한일관계에 관해 양 총리는 한일 양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서 한일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일 양국이 조속한 관계 진전을 위해 외교 당국 간 대화를 갖기로 했다.

조 차관은 아울러 양국 총리가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국가 간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당국간 의사소통을 계속하자"고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총리는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도 1965년 한일 기본관계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준수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양국 총리는 또 "어려운 상황일수록 청소년을 포함한 민간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에도 공감했다고 조 차관은 덧붙였다.

회담 말미에 이 총리는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봉투에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조 차관은 "이 총리가 레이와 시대의 개막을 축하하고 양국관계 발전을 희망하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고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감사의 뜻 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친서는 한장 분량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하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나가자는 취지의 문구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