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한나라당의 법원 개혁안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한나라당이 반격에 나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9일 "사법부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치적 행위"라고 규정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회절차를 거치기도 전에 한나라당의 사법제도개혁 방안에 대해 '사법개혁은 법원의 몫'이라고 반대하는 것은 국회의원이 사법제도개혁 방안을 마련할 때 사전에 대법원의 승인을 받으라는 것인지, 사법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국회의원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번 안은 당 사법제도개혁 특위에서 우선 논의된 사안이고, 향후 여야 동수로 돼 있는 국회특위에서 야당과 함께 공정하게 토론하고 처리해 나갈 사안들"이라며 "국회특위 논의과정에서 법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사법부 개혁은 국민들이 원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이 자체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이것을 충분히 고려해서 국회사법개혁특위에서 심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법원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사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심마저 잃은 이러한 처사는 일류국가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품격에도 어울리지 않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여당의 개혁안을 정면 반박했다.
한나라당이 대법관 수를 현재 14명에서 24명으로 대폭 늘리고, 법관 인사위원회에 외부 추천 인사를 포함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원 개혁안을 발표한 데 대한 반발이다.
이회창 "정치권이 사법부 고민 얼마나 안다고 칼 들고 설치나"
한편 대법관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당 5역 회의에서 "'사법부 손보기' 식 정치적 동기가 엿보이고 깊은 통찰과 철학이 없는 땜질식 처방"이라며 "사법부를 망가뜨리지 말라"고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의 개혁안에 대해 "교각살우(矯角殺牛)가 될 것"이라며 "뿔을 고치려다 죽은 소는 고기라도 먹을수 있지만 죽은 사법부는 국가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법부 개혁은 일단 사법부 자체에서 하도록 해야 한다"며 "도대체 스스로 정치개혁도 하지 못하는 정치권이 사법부의 고민을 얼마나 안다고 칼을 들고 설치느냐"고 일갈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개혁특위는 헌법 개정특위가 아님을 명심하고 한나라당은 사법을 개악해서 사법부를 대통령 직속으로 장악하려는 음모를 즉각 중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송영길 최고위원 역시 "판사들까지 큰 집에 데려가서 '조인트' 까고 매 때리는 세상을 만들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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