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의 탄핵안 통과에 대해 ‘민심에 칼을 박은 정치반란’이라며 공식적인 첫 반응을 보였다. 한편 북한은 15일부터 열릴 예정인 3차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 장소를 남측의 정국 불안을 이유로 변경을 요구했다.
***北 조평통, “대통령 탄핵안 통과, 민심에 칼 박은 정치반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4일, 남한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통과와 관련, “민심에 칼을 박은 정치반란”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현 남조선사태를 지켜볼 것"이라며 공식적인 첫 반응을 나타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탄핵안 통과는 "세계정치사에 있어보지 못한 의회쿠데타로서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남조선 정국은 예측할 수 없는 국면에 처하게 됐고 남조선 인민들은 참을 수 없는 모독을 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남조선 각계각층 인민들은 미국과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야당들의 불법, 비법 행위를 배격하고 투쟁으로 새 정치ㆍ제도ㆍ생활의 길을 개척하기 위한 올바른 선택과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또 "이 `탄핵' 소동은 결코 남조선 내부문제로만 되지 않을 것"이며 "남조선에서 이번 사태를 빚어낸 장본인은 미국"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 ‘정국불안’ 이유로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 장소 변경 요구 **
한편 14일 북한은 남측 정국의 `불안'을 내세워 오는 15일부터 1박2일간 파주에서 개최하려던 제3차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 장소를 개성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 평양방송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최영건 북측 위원장은 이날 남측 김광림 위원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지금 남조선에서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들에 의해 일찍이 없었던 대혼란 사태가 조성되어 귀측 당국은 물론 내외 여론이 한결같이 정국이 몹시 불안하다고 하는 조건에서 파주로 예정된 북남 청산결제거래 실무분과 제3차 회의 장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그같이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측은 쌍방 사이의 합의사항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려는 입장으로부터 북남 청산결제거래 실무분과 제3차 회의를 3월 15일부터 우리측 지역 개성에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지난 11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교환해 제3차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는 15일부터 1박2일간 파주에서, 남북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 제4차 회의와 임진강수해방지실무협의회 제 3차 회의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간 개성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통일부, 북 요구에 유감표명, “당초 예정대로 회담 개최 기대”**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내부정세가 안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문제삼아 회담장소 변경을 요구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초 예정대로 회담이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논평은 이어 "우리측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제반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을 밝혔다"며 "이러한 입장에 따라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이 합의된 일정대로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북측이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김광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위원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보내고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회담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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