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워커힐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K(주)의 정기주주총회에서는 2대주주인 외국계 펀드 소버린 자산운용과의 표 대결이 주목을 받았으나, 결과는 SK의 일방적 압승으로 싱겁게 끝나버렸다.
***소버린, 소액주주-외국인 지지 확보에 실패**
당초 소버린은 SK(주) 기업지배구조개선과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을 목표로 표대결을 불사하며 오랜 시간 SK측과 공방을 벌여 왔으나, 이사 선임안은 안건마다 표 대결에서 밀렸다.
이날 주총에서는 SK㈜가 추천한 신헌철 사내이사 후보와 서윤석.남대우 감사위원 후보, 조순.김태유.오세종 사외이사 후보가 사내.외 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확정된 반면, 소버린이 추천한 한승수.조동성.김준기.김진만 후보의 이사선임은 부결됐다.
특히 SK는 총 12.6%에 달하는 소액주주 지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6% 정도의 위임장을 확보해 2% 확보에 그친 소버린을 압도했으며, 22.46%에 이르는 기타 외국인 지분중에서도 상당수가 SK측 안을 지지해 소버린을 압도적 표차로 따돌렸다.
승리를 호언했던 소버린은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의 압도적 지지를 얻는 데 실패, 최태원 SK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주총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주총에 참석한 소버린측 대리인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밝혀 소버린이 최 회장 퇴진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기존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SK "계획대로 지배구조 개혁 단행하겠다"**
이날 양측은 정관개정을 통한 기업지배구조개선안을 내놓았지만 특별결의 사항에 해당돼 양쪽 모두 주총 참석주식수의 3분의 2 이상을 얻는 데 실패함에 따라, 소버린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이나 SK측이 제안한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및 사외이사 과반수 이상 등 정관개정안은 모두 부결됐다.
그러나 SK측은 투명경영위 신설이나 사외이사 과반수 이상 등의 구조개선안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이행이 가능해 오는 15일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투명경영위 신설 등을 결의한 뒤 내주중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측은 이번 주총의 승리 배경에 대해 "SK가 발표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개선안을 높이 평가해줘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6시간 넘게 소요된 이날 주총에서는 주요 안건을 놓고 투표만 12번을 실시했으며 SK네트웍스와 SK해운 등에 대한 출자전환을 놓고 소버린측 대리인과 SK㈜ 경영진 사이에 잠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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