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가 보다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꿈들에 대해 지난 30여 년 동안 정치현장에서 느끼고 깨달은 생각들을 기반으로 정리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지난 20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의창에는 김기운이 있습니다’이다. 넓게는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좁게는 제가 살고 있는 창원에 이르기까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해 부족하나마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꿈과 희망을, 창원 의창에서부터 지켜가겠다는 굳은 각오와 실천을 위한 약속입니다.
-첫 출판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김기운, 당당하게 담대하게’를 2년 전에 냈습니다. 20대 때 처음 정당에 몸을 담은 후부터 30여년에 이르는 정치활동을 정리한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자전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느낌이 많은 책이었죠. 그러다보니 정작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여러 본질적 문제들에 대해 함께 생각을 나누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저의 두 번째 저서를 가지고 오는 25일 출판기념회를 열게 된 것도 이런 아쉬움이 원동력이 됐습니다.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첫 번째 저서의 아쉬움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흔히 지금의 한국사회를 ‘수축사회’라고도 합니다. 성장과 팽창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떠올릴 수 없는 상황에 돌입한 것을 적절하게 묘사한 것입니다. 경제적 표현 같지만 정치와 사회, 문화 등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통용되는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사회는 국가의 주체인 국민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불평등과 불합리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이고, 그렇게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함께 잘살아야 합니다. 그것에 대한, 그 모든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생각을 적었고,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정당인이며 지역위원회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재는 어떠한가.
반평생을 정치에 몸담아온 나로서도 ‘지금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인가?’ 하고 반문할 때가 많습니다. 그 반문은 다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희망과 절망 사이 어디쯤 와 있는 걸까?’로 이어집니다. 많은 이들은 경제가 문제라고들 합니다.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에는 정치가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 국가와 국민, 사회공동체의 방향성을 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현재? 정치가 국민에게 부담이 되는 존재여서, 그로부터 파생되는 많은 문제들이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질곡이 되고 있다면 과한 표현일까요? 어쨌든 세상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듯, 우리 정치도 구시대의 낡은 체계와 사대주의적 사고를 털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이슈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이다.
맞습니다. 두말할 필요도 없고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지난 몇 달 동안의 대한민국은 역사의 수레바퀴가 뒤로 굴러간 듯 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검찰, 그리고 언론이 한패가 돼 추악한 저질 정치공작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치와 언론도 시급한 개혁의 대상이지만, 우선 우리 사회에서 어떤 견제도 받지 않는 절대권력인 검찰을 두고서 민주주의의 진전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등의 사법개혁을 비롯해 보다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분야에서 실효성 있는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돌았다.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지난 광복절 74주년 기념식 때 문재인 대통령께서 하신 연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100년 동안 성찰했고, 성숙해졌으며,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도 하셨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이루기 위한 국민적 역량도 커졌다고 확신하셨습니다. 저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국민이 선택한 정부이지만, 말도 안 되는 트집과 정치공세로 국정운영의 발목만 잡아온 자유한국당과 침략적 본성을 드러내며 경제전쟁을 선포한 일본, 한반도 평화체제 안착을 위협하는 엄중하고 변화무쌍한 국제정세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정부는 결국 이 모든 문제들을 소통과 개혁, 국제정치 무대에서의 유연함으로 잘 풀어내리라 믿습니다.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자. 정당 지역위원장으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지역 현안은 어떤 것이 있나.
경남 창원 의창은 도·농 복합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수성 외에도 원도심과 신도심으로 대표되는 지역적 특성과 지역개발 요인 등에 따라 해결해야 할 생활민원을 비롯해 시급한 정책과제들이 정말 많습니다. 공론화 과정에 있는 ‘스타필드 입점’에서부터 검찰 수사 중인 ‘창원SM타운’, 북면 신도시 ‘송전탑’ 설치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문제들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는 ‘북면지역 고등학교 신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창원 북면지역 주민들이 고등학교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말인가.
맞습니다. 현재 북면에는 4만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고등학생 900여명과 중학생 800여명이 있지만 고등학교가 아예 없습니다. 때문에 학생들은 창원시내까지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를 버스로 통학하는 불편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산 가포고등학교 이전도 무산됐고, 고교 신설도 교육부 정책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이에 따라 경남교육청은 공론화추진단을 꾸려 고교 재배치에 대한 권고안을 내년 2월까지 도출하기로 한 상태여서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가 모두의 관심사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단순히 북면지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인구절벽과 학령인구 감소라는 현실적 문제와 연결돼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이 숙제처럼 떠안아야 할 문제입니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공감과 합의라는 터 위에 북면에 세워질 고등학교 소식이 한시라도 빨리 들려오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저 또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전환 정책과 두산중공업의 위기라는 문제도 지역의 큰 화두이다.
올해 초 청와대에서 원외지역위원장 오찬 간담회가 열렸는데, 그때 대통령께 두산중공업 문제를 포함해 탈원전 정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 드리고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도 함께 부탁드렸습니다. 탈원전 정책은 세계적 흐름에 비춰보아도 당연한 것이고, 정부의 에너지정책도 국민의 행복과 안전이라는 국가 존재 이유를 가장 큰 방향으로 삼고 있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280여개 창원지역 원전 관련 기업들이 신고리 5·6호기를 끝으로 더 이상 일감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지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파급력은 상상 이상입니다. 허성무 창원시장도 지난 7월 탈원전 정책 속도조절에 대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정책에 동의하면서도, 지역경제가 떠안고 있는 고용위기라는 문제에 직면하면 해결점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전 관련 기업들이 버텨낼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저의 건의에 ‘살펴보시겠다’고 화답을 주신 바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떠한가.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사무처장을 끝으로 27년 당직자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역의 당원들과 생활정치의 현장에서 부대끼며 생활한 지도 벌써 4년이 됐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와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러내며 더 큰 승리에 대한 희망도 가슴 깊이 새겼습니다.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국민소통 및 지역협력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돼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이에 앞으로는 지역의 생활정치뿐만 아니라 균형위 특위 위원으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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