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외교부는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과 타키자키 시게키(滝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오는 22~24일 방일하는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면담은 사실상 확정적이지만, 구체적 일시와 면담 시간, 의제 등은 여전히 조율 중이다.
국장급 협의에서도 오는 22일 이 총리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아베 총리를 면담하는 문제에 대한 일정에 대해 구체적 합의는 보지 못했다.
이날 협의 종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이 총리와 아베 총리 간 면담 문제의 논의와 관련해 "최종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왕 즉위식에) 180여 개 국가의 사절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저쪽(일본)에서 시간을 짜내기가 빡빡하다"며 "현재로서는 (양 총리 간 면담을) 거의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쪽(일본)에서 (면담) 시간 자체를 아직 주지 않았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면담이) 성사되더라도 시간이 짧아서 (양국 총리가) 많은 사항을 논의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 총리가 이번 방일을 계기로 아베 총리를 만난다고 해도 15분 내외가 될 것으로 보여 양국의 산적한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만남은 일본의 수출 통제 조치로 경색된 한일 관계의 물꼬를 튼다는 상징적인 차원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 역시 한일 간 대화를 강조하면서 이 총리와 만남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이날 오전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국제법을 토대로 국가 간 약속을 준수하면서 일한 관계를 건전하게 바꾸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대화의 기회를 닫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지난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이 한일 관계의 근간이라며 한국이 협정을 위반하고 있고 이같은 상태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현재 한일 간 갈등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렸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김 국장이 일본 측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갖는 보복성 성격을 재차 지적했고 조속한 철회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문제 해결 노력의 일환으로 (한일) 수출 당국 간 대화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또 "김 국장은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관련한 양측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엄중한 우려를 상기하고 이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투명한 정보 공유와 신중한 판단을 재차 당부했다"며 "양 국장은 이러한 두 나라 간 현안의 해결을 위해 외교 당국 간 소통과 협의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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