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이 슈퍼화요일에서 압승을 거두고 유일한 경쟁후보였던 존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케리, ‘슈퍼화요일’ 10곳 가운데 9곳에서 승리. 부시, 축하전화 **
케리 후보는 2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메릴랜드, 코네티컷, 메사추세츠, 캘리포니아, 뉴욕, 미네소타, 로드아일랜드, 조지아, 버몬트 등 10개주에서 실시된 슈퍼화요일에서 버몬트를 제외한 나머지 9개주에서 승리를 거둬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직을 거머쥐었다.
버몬트에서는 이미 경선을 포기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승리를 거둬 케리 후보는 모든 주에서의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이번 승리로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해 필요한 2천1백62명의 대의원수 가운데 이미 약 1천5백표를 확보해 ‘실질적으로 넘볼 수 없는 선두’를 차지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경쟁후보였던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 ‘슈퍼화요일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한다’며 전화를 걸었다”며 “그와 좋은 대화를 나눴으며 대선에서 훌륭한 토론을 갖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 선거운동본부의 참모역을 맡고 있는 켄 멜먼도 이를 확인하고 “부시대통령은 케리 후보에게 당신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에드워즈 후보도 경선 결과 패배한 것으로 드러나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친구인 케리 상원의원을 축하해주고 싶다”며 “부시 대통령은 일반 미국인들의 삶을 전혀 모르고 있으며 오는 11월에 그는 백악관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에드워즈 후보직 사퇴, “언젠가는 에드워즈, 하지만 아직 아니야”**
한편 에드워즈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의 패배로 후보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이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민주당 당직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에드워즈 후보는 3일 노스캐로라이나 주도인 랠리에서 후보직 사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과 인터뷰한 익명을 요구한 에드워즈측 관계자도 “그것이 사실이라 유감”이라며 “3일 공식발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지난달 17일 위스콘신주 예비선거에서 케리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쳐 민주당 경선을 양자구도로 가져갔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슈퍼화요일에서 조지아, 오하이오, 미네소타 등에서의 승리를 발판 삼아 역전의 기회를 모색했지만 이 지역에서 모두 패배함으로써 경선을 지속할 동력을 상실한 것이다.
에드워즈 후보가 결국 경선에서 물러나게 된 가장 주된 이유로는 무엇보다도 본선 경쟁력이 꼽히고 있다. AP 통신이 출구조사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번 슈퍼화요일 투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부시 대통령 몰아낼 후보 고르기’였으나 에드워즈 후보는 이부분에서 케리 후보에게 뒤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신과 인터뷰를 한, 한 시민은 “투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부시를 제거하는 것이며 그래서 케리에게 표를 던졌다”며 “아마도 언젠가는 에드워즈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공화당이 본격적으로 부시재선운동에 시동을 걸자 가능한한 빨리 경선을 마치고 싶어했다. 민주당 지도부 가운데 한 명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도 “에드워즈는 팀플레이어”라며 “그는 무엇을 해야할 지 알 것”이라고 후보 사퇴를 압박했다.
***이젠 러닝메이트 선정 작업이 관심사로 대두**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케리 후보 진영은 오는 11월 대선을 향해 본격적으로 선회하고 있다. 케리 후보는 승리 직후 가진 연설에서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며 자유롭고 공명정대한 미국을 건설할 것”이라며 “변화가 미국에 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후보로 확정되고 완전한 대선체제로 전열을 가다듬음에 따라 케리후보가 러닝메이트로 누구를 지명할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케리 후보 진영은 부통령직의 러닝메이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고위직 참모들은 “오는 7월 전당대회전까지 러닝메이트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닝메이트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케리 후보는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에드워즈 후보가 고려 대상”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공화당, 케리 공격채비 갖춰**
이미 케리 후보의 후보직 결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케리 후보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던 공화당도 이제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날만 해도 딕 체니 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가상 적인 케리 후보 흠집내기에 나섰다.
그는 “케리 상원의원은 그동안 국방예산과 정보부처 예산 삭감을 주장했으며 주요 무기 프로그램도 줄이자고 강조해왔다”며 케리 후보의 안보관에 대한 공세를 폈다.
부시선거캠프는 또 4일에는 대대적으로 부시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선전하는 TV 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TV 광고에만도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이제 공화당이 땅에 떨어져 있는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물량공세를 펼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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