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17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한나라당 내 경선 구도는 오세훈 현 시장을 비롯해,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나 의원의 전략은 '세종시 표심'과 '한명숙 대항마'로 요약된다.
나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하며 "세종시 문제로 (서울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고 600년 수도 서울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며 "수도 분할 세력에 맞서 서울 발전의 잠재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수도 분할을 주장하는 시장에게 서울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민주당 유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 세종시 원안을 주장하는 친박계를 비난했다.
나 의원은 "균형 발전의 논리에 비해 서울은 늘 위축되고 있다"며 서울시장이라면 그런 점에서 서울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계파를 떠나 소신"이라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한명숙 전 총리와 관련해 "사실 (재판에서) 유죄가 나든 무죄가 나든 결국 한명숙 전 총리로 단일화 되는 것 아닌가 예상하는데 그런 면에서 '최초 여성 시장' 이 화두로 떠올라 본선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의원에게도 견제구를 날렸다.
나 의원은 "당과의 소통 부족, 전시 행정, 예산 낭비 논란이 서울 시정의 책임자를 뽑는 선거에서 또 반복되어야 하겠느냐"며 "대권만을 바라보는 서울시장에게 서울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오 시장을 직격했다. 나 의원은 오 시장의 대표적 치적인 광화문 광장을 두고 "역사 인식과 철학이 없는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나 의원은 또 "당의 노선과 항상 차이를 보여주던 분이 한나라당의 대표로 나서 시민들의 지지를 떳떳하게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원희룡 의원을 겨냥했다.
나 의원은 지난 2006년 오세훈 시장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아, 서울 시장 출마를 선언한 당시 선대본부장 원희룡 의원과 함께 뛴 이력이 있다.
한편 나 의원은 "부자들에게 밥한끼 주는 것보다 먼저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며 무상급식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출마 선언은 캠프 대변인을 맡은 비례대표 초선 이두아 의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한양대 원제무 도시대학원장, 한양대 홍성태 교수가 캠프에 참여한다. 이두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측근인)강승규, 이춘식 의원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나 의원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 의원에 뒤지는 것으로 나온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서울시당 공심위 구성을 의결했다. 당초 논란이 있었던 이종구 위원장 체제는 그대로 두고, 강하게 반발하며 사퇴한 친이계 정태근 의원 대신, 친이계 김용태 의원이 포함됐다.
당초 이종구 위원장을 두고 친이계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친박계 진영 의원을 내세웠지만 친박계는 진 의원이 강성 친박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했었다. 일단 친이계가 한풀 꺾이며 일단락 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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