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여당에서 제기한 지방권력 심판론과 관련, "지방정부 부패가 심각하다면 중앙정부도 50%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23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인천경영포럼이 주관한 조찬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여당의 지방권력 심판론을 비판했다.
그는 "광화문에 횡단보도 하나 설치하려고 해도 시장 권한은 없다"며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진 않지만 지방정부의 권한이 제한돼 있어 제대로 된 지방자치제라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지방정부와는 달리 중앙정부가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썩었다면 중앙정부가 50%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방자치제를 효율적으로 하려면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많은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정책을 벤치마킹한 사례도 많다"며 "그나마 우리나라가 이만큼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데에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달 초 논란이 됐던 자신의 다보스 포럼 연설과 관련, "아시아에는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아 과거에 얽매인 채 세계로 뻗어나가지 못한다는 지적은 현지에서도 많은 박수를 받은 연설"이라며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진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시장은 "국내에 돌아와보니 하루아침에 역사의식 없는 이명박으로 지탄을 받고 있었다"며 "불과 보름 사이에 미래에 갔다가 다시 과거에 빠진 느낌을 받으며 많은 것을 걱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세계일류를 향한 비전과 도전'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큰 행복의 기초는 일하는 즐거움"이라며 고용의 중요성을 지적한 뒤 "희망이 있다면 현재의 어려움은 참을 수 있는 만큼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안상수 인천시장,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을 비롯, 인천지역 재계 인사 등 모두 3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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