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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시장이 승자가 된 보수 대구 국정감사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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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시장이 승자가 된 보수 대구 국정감사 공방전

10일 대구시청 국정감사, "대구시민의 정서가 보수이건 수구이건 그것은 대구시민의 선택"

승자는 권영진 대구시장이었다. 김영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을)이나 윤재옥 국회의원(자유한국당. 대구 달서을) 조원진 국회의원(우리공화당. 대구 달서병)은 조연이 됐다.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구시청 국정감사에서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놓고 벌인 여야 의원들의 승부에서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구시청 국정감사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선서하고 있다. ⓒ 대구시


포문은 김영호 국회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대구가 대표적 보수 도시라는 말에 공감하느냐"라며 "부정적 수구를 탈피하길 바란다. 광주와 교류를 하며 부정적 보수도시를 탈피하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권영진 대구시장을 치켜세웠다.

이어 "올해 초 5.18망언을 한 한국당 의원들을 대신해 사과한 것은 바람직하다"며 "영호남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행보가 새로운 대구를 만들고 있다. 지난 역사를 보면 대구는 수구 보수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이제는 박정희·박근혜, 새마을, 이런 단어로 가지 말고 진보와 개혁, 정의와 혁신으로 살아 있는 혁신적 도시로 다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영진 시장은 곧바로 받아쳤다. 권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 새마을 부분은 대구의 수구성과 나쁜 것으로 바라보지 않길 바란다"면서 타 도시에 비해 색채가 너무 강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균형 잡혔다"고 항변성 답변을 했다.

논란은 윤재옥 의원이 "(김 의원이) 대구 정서에 대해 얘기했는데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불거졌다.

윤 의원의 반론에 김영호 의원이 신상발언을 신청해 "속기록을 봐 달라. 대구가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의 뿌리를 잘 발전시켰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보수란 것이 긍정과 부정이 있는데 부정적 이미지 탈피를 칭찬했다. 역대 시장과 정치인들이 보수 정서를 이용해서 정치한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조원진 의원이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를 갖춰라"며 "(김 의원이 대구를) 수구꼴통으로 봤다. 나라 다 망친 것들이 대구 와서 이딴 말 하다니…"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조 의원의 발언에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구시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람은 당신 같은 사람"이라며 "조원진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고 맞받으면서 확전 기미를 보였다.

지역 텃밭에서 공격을 당한 조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조 의원은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왜 건드리느냐. 당신이 사과하라"며 "광주 가서 자존심 건드리면 좋은가"라며 몰아붙였다.

결국 전혜숙 행안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여야가 모두 대구를 위하자고 한 말"이라며 "김영호 의원이 발언한 것도 수구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대구를 추켜세우는 것이라고 들었다. 윤재옥·조원진 의원이 대구 출신이니 너그럽게 받아주기 바란다"고 수습하면서 일단 마무리됐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대구시청 국정감사가 끝난 뒤 김영호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진부한 이데올로기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이 같은 발언이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니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심히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여당의 국회의원이 대구를 수구도시라고 평가하는 것은 대구 시민에 대한 모욕이며,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견인한 새마을 운동과 그 성공조차도 철저히 폄훼하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발언이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250만 대구시민의 자존심이 짓밟힌 이 망언을 규탄하며,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나라를 분열시키고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만 챙기는 문 정권의 분열정치와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대구시민에게 당장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대구광역시 국회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냈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구시청 국정감사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 대구시

사태는 사실 대구시청 국감을 앞두고 전날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준비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행안위원들의 요청을 홍의락 의원으로부터 9일밤 전달받은 김우철 사무처장이 긴급하게 작성, 배포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보도자료에서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의 '조국장관 임명반대 장외 피켓팅 행보'를 문제삼으며 “권영진시장 벌써 대권행보하나”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의 수구성에 대해 나쁘게 보지 않기를 바란다”며 “오히려 균형잡혔다”고 한 발언은 대구시청 국정감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제대로 한 방 날린 정확한 어퍼컷이었다.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구시청 국정감사장 ⓒ 대구시

대구시민의 정서가 보수이건 수구이건 이것은 대구시민의 선택이고 그것이 비난받을 짓이 아님을 권 시장은 분명히 밝힌 것이다.

오히려 진보 성향이 반드시 선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야말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지역 텃밭의 국정감사에서 지역 의원들의 대처 또한 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시민들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결국은 권영진 시장의 발언이 분명하고 명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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