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발사에도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은 5일로 예정돼 있는 북미 간 실무협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3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정도를 넘어섰냐는 질문에 "지켜보자"며 "그들(북한)은 대화하길 원한다. 우리는 곧 그들과 대화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지난 7월 25일부터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해왔지만 이번 발사는 기존 단거리 탄도 미사일 위협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져왔다.
또 이전 단거리 탄도 미사일도 마찬가지이지만 SLBM의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용인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에 대해 절제된 반응을 내놓으면서 북한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다만 그는 이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별 것 아닌" 사안으로 치부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은 당장은 4일 스웨덴에서 시작될 북미 간 실무협상을 위한 예비접촉 자체를 깨뜨리지는 않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북한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등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썼던 기존 화법을 구사하지 않은 채 "지켜보자"라는 말만 수 차례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측이 이번 실무협상에서 북한에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24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북한이 과감한 결단을 해야한다고 밝힌 만큼, 미국이 이번에는 확실하게 북한의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생각으로 회담에 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인터넷 매체 <복스>는 지난 2일 트럼프 정부가 영변 핵 실험장 폐쇄와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북한에 요구하고, 대신 석탄과 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 동안 보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 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는 3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었으므로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가고,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말해 미국이 북한에 어떠한 제안을 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 양측은 4일 오전 10시경(한국 시간 17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예비접촉을 가지며 각자 입장을 타진해 볼 예정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양측이 일정 부분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보일지가 예비접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협의의 가능성이 보일 경우 양측은 5일 실무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 북한 측에서는 김명길 대사와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등이 대표단으로 참석했으며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가 자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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