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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美민주당, 트럼프 탄핵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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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美민주당, 트럼프 탄핵 조사 착수

'우크라이나 스캔들' 전면전으로…정치적 파장 예상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탄핵의 최종 결정권은 여당인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이 가지고 있어 실제 탄핵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대선을 1년 여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파장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24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과정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 및 헌법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이 탄핵 사유인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은 "이건 당파적인 사인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고결성과 법치에 대한 존중, 헌법 수호와 관련한 문제"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이 탄핵 카드를 꺼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에 대한 조사를 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 관련 기사 : 트럼프, 정면돌파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바이든 얘기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민주당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마녀사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유엔에서 많은 성과와 성공이 있는 이렇게 중요한 날에 민주당은 의도적으로 '마녀사냥 쓰레기' 뉴스로 이를 망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가진 날이다.

이어 그는 펠로시 의장과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맥신 워터스 금융위원장을 일일이 언급한 뒤 "당신들은 이것(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믿을 수 있나"라며 "그들은 녹취록을 보지도 못했다. 완전한 마녀사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펠로시 의장의 기자회견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오는 25일에 삭제없이 완전히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완전히 적절한 전화통화였음을 보게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이 녹취록이 공개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모두 관여된 이번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향배가 결정될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4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EPA=연합뉴스

임기 1년 남은 트럼프, 탄핵 가능성 높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비롯해 인종차별적 발언 등으로 집권 초기부터 탄핵 여론에 부딪혀왔다. 그러나 하원의 탄핵 조사와 탄핵소추안 제출, 상원에서의 탄핵 재판 등의 순서로 규정돼있는 미국의 대통령 탄핵 절차로 인해 실제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았고, 이에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실제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설사 탄핵안이 상정된다고 해도 가결에 필요한 3분의 2 찬성을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의 지위에 있긴 하지만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론 역시 아직까지 별다른 동요가 없어 보인다. 2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번달 초에 같은 조사에 비해 4%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또 해당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7%, 일부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1%였으며 응답자의 52%는 거의 알지 못한다고 답해 이번 사안이 지속적인 관심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그동안 탄핵 실패의 역풍을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추진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던 펠로시 의장이 이번에는 탄핵 조사 추진이라는 카드를 꺼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사안이 적잖은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또 민주당 역시 실제 탄핵보다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수 있는 카드로 이번 사안을 활용하고 있는 측면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난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과 마찬가지로 선거 국면에서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탄핵 조사가 시작되면서 북미 간 협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장 탄핵 조사 추진으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인 문제에 신경쓸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내부적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대외적인 성과를 내야 하고 이를 위해 북한과 협상을 속도감있게 진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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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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