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로 사람이 죽고 다치고 건물이 무너져도 서울만 아니면 보도를 안하나"
"링링 땐 하루 종일 특보를 내보내더니 이번에 조용해서 기상청 정보를 확인했다"
"KBS1 안 틀면 태풍 온 지도 몰랐다. 서울에 사는데 뉴스 온도차 심각한 것 같다"
"경북 남부에 산다. 비바람 매미급이다. 아침 뉴스 틀었는데 1곳도 방송을 안한다"
"부산 살면서 링링 뉴스는 그렇게 봤는데 정작 타파 뉴스가 없다. 지역 차별이다"
"1시간에 1번꼴로 재난문자가 쏟아진다. 그런데 정보를 얻을 방송사 뉴스가 없다"
링링과 타파. 최근 한 달간 한국에 상륙한 두 태풍 보도를 바라보는 '지방러(지역민들이 스스로를 비하하는 신조어)'들의 분노가 사흘 동안 사회적 관계망(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에 봇물을 이뤘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앞서 20일 제주도를 지나 남해, 부산 등 주말 동안 영호남지역을 강타했다. 최대 700mm 이상 폭우가 쏟아졌고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42.2m에 달했다.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해 그야말로 한반도의 절반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3명이 숨졌고 31명이 부상을 입었다. 주택 등 시설물 피해도 1,733건이다. 이재민도 19명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 '서울공화국'이라는 키워드가 SNS 실시간 키워드 상위권을 하루 종일 차지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역이라는 이유로 재난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분노다. 특히 지난 9월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와 비교해 방송사의 보도량이 너무 차이난다는 지적이다. 앞서 링링은 제주를 거쳐 서해안을 지나 서울 등 수도권에 큰 영향을 미쳤다.
9월 7일과 9월 22일 방송 3사 편성표(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자료)를 비교하면 두 태풍을 대하는 방송사의 차이는 선명하다. KBS는 두 태풍 모두 특보체제에 들어갔다. 법적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탓이다. MBC는 7일 링링 땐 새벽 5시부터 오후 8시 45분까지 거의 하루종일 뉴스특보를 편성한 반면 22일 타파때는 정오 뉴스와 오후 3시 2번만 뉴스특보를 배치했다. SBS도 7일 링링 당시 오전 7시, 오전 11시, 오후 2시 25분, 오후 5시 30분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스특보로 도배했다. 하지만 22일 링링때는 뉴스특보를 한 번도 편성하지 않았다. 대구경북지역 방송사인 TBC만 22일 오후 11시와 자정에 태풍 타파 뉴스특보를 띄웠을 뿐이다. 지역민들이 분노한 이유가 뉴스 편성표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 결과 '서울공화국', '서울민국(서울+대한민국 합성어로 서울만 대한민국이라는 비판)이라는 키워드에 지역민들의 분노가 몰렸다. 한 시민은 "제주도, 남해안, 부산, 대구, 전라도, 경북, 동해안은 타파 때문에 집이 침수되고 나무 뿌리가 뽑히고 사람이 다치고 건물 간판이 떨어져도 서울러(서울 사람)는 천하태평이"라며 "우리 지역과 상관 없는 링링 소식은 나라가 망할 것처럼 방송사들이 뉴스를 쏟아내더니 재난 보도마저 서울 중심, 지역 차별이 너무 심각하다. 우리는 고작 단신감이냐"고 자조했다.
한편, <부산일보> 트위터 계정은 22일 태풍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해시태그 '#서울공화국'을 달았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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