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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LG그룹의 '어정쩡한 LG카드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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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LG그룹의 '어정쩡한 LG카드 타협'

시장반응 냉소적 "트릭과 편법으로 점철된 미봉책"

LG카드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해 더 이상 부실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고 버티던 LG그룹이 정부의 압박에 끝내 손을 드는 모양새로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향후 발생할 추가손실 가운데 5천억원의 75%만 LG가 책임지기로 해, 추가손실이 더 발생할 경우 모든 짐은 국민이 떠안게 됐다.

***LG,추가 유동성 지원 3천7백50억원 한도에서 합의**

LG그룹은 9일 G카드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향후 1년내 추가 유동성이 5천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와 채권단간의 묵인하에 그중 75%인 3천7백50억원을 지원하기로 정부와 최종 합의했다.

LG그룹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지원을 위해 채권단과 협의해 담보로 제공된 구본무 회장의 ㈜LG 보유지분 5.46%(1천4백48만2천주. 1천4백억원 상당)까지도 매각해 LG카드 회사채를 인수하는 등 3천7백50억원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측은 이번 결정과 관련, "계열사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전량을 매각해 LG카드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특단의 대책"이라며 " 대주주로서 책임을 지고 LG카드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LG그룹에 따르면,이번 합의에 따라 LG그룹은 LG카드 지원을 위해 ▲지난해 연말에 실시한 유상증자 2천억원 ▲㈜LG의 LG카드 회사채 3천억원 인수 ▲LG 개인대주주 및 계열사의 LG카드 후순위 전환사채 5천억원 인수 ▲LG증권 경영권 프리미엄 3천5백억원(채권단 추정) 및 자회사인 LG투신운용 및 LG선물에 대한 처분권 ▲향후 1년간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는 유동성 지원 필요금액의 75%인 3천7백50억원 등 총 1조7천2백50억원을 약속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부실 수조원 넘을 우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LG카드의 추가부실이 5천억원이 넘을 경우는 아예 상정하지 않고 이뤄진 합의라는 점에서 또하나의 미봉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LG카드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부채 상환요구가 쏟아질 경우 추가자금소요가 수조원에 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면 LG카드는 또 다시 심각한 부도 위기에 봉착하게 되며, 모든 부담은 산업은행, 구체적으로는 국민이 떠맡아야 한다.

또한 LG가 지원한다는 총 1조7천2백50억원의 내용도 실상은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LG그룹이 3천7백50억원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경우 채권단은 담보로 확보해 둔 구본무 LG그룹회장 소유의 LG 지분(5.46%)을 돌려주기로 했다. 아랫돌을 빼내 윗돌을 막는 눈가림식 트릭이다.

구 회장은 또 이 주식을 팔아 3천7백50억원 중 1천4백억원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실제 매각 시점의 주가가 어느 정도 될지 알 수 없다. 추가자금 지원금액이 3천7백50억원에 못미치거나 1년 이내에 자금지원 소요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도 1년이 경과하는 시점에 구 회장에게 주식을 반환하기로 했다.

또한 LG증권 경영권 프리미엄을 3천5백억원으로 부풀려 계산한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정KPMG가 분석한 결과 LG증권 매각이익은 2천억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부는 당초 2천억원으로 잡았던 LG증권 매각이익을 3천5백억원으로 높여 잡은 뒤 신규자금 지원 규모에 반발하는 민간 채권단의 부담을 2조원에서 1조6천5백억원으로 줄여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한 LG카드 주식처분으로 7천억~1조4천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는 LG그룹 구씨-허씨 일가로부터 환수조치를 하지 않고, 추가부담을 LG계열사들에게 떠맡긴 것도 앞으로 커다란 논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트릭과 편법으로 점철된 미봉책이라는 게 시장의 냉소적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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