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범죄사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가 첫 사건 발생 33년 만에 특정됐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 유력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50대 남성 A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 등은 범인의 연쇄 범행이 오랜 시간 중단된 점을 들어 용의자가 현재 다른 혐의로 수감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사건 증거물 일부를 분석한 결과 10건의 살인사건 중 2건의 증거물에 남은 DNA와 A씨의 DNA가 일치함을 확인했다.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경찰은 과거 수사기록과 관련자를 재조사해 A씨가 사건에 관련된 추가 증거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이 사건 해결을 위해 별도의 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DNA 분석기술 발달이 꼽힌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DNA 분석기술의 발달에 따라 사건 십수 년이 지난 후에 재감정 의뢰한 증거물에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화성사건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분석 의뢰했다"고 밝혔다.
청 관계자는 "금년부터 지방청 중심 수사체제 구축 계획에 따라 주요 미제 사건을 지방청 미제수사팀이 총괄하게 됐다"며 "기록검토 및 증거물 감정의뢰 등 필요한 수사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범인이 특정돼도 공소시효가 지난 2006년부로 완성돼 실질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 관계자는 "공소시효 완성 이후에도 경찰은 다양한 제보의 관련요부 확인 등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경기도 화성군(현 화성시) 일대에서 약 5년여 간 10차례에 걸쳐 일어난 여성 성폭행 연쇄살인 사건이다. 첫 사건은 1986년 9월 15일 발생했고 공식적으로 이 사건과 관련한 마지막 사건은 1991년 4월 3일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 사건 중 8차 사건과 10차 사건은 모방범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건 해결을 위해 경찰은 연인원 180만 명의 인력을 투입해 약 3000여 명의 용의자를 수사했다. 한국 역사상 단일 사건 해결을 위해 최대 인력을 투입한 사례다. 봉준호 감독은 이 사건을 모티프로 영화 <살인의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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