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에 의해 주도된 감세정책이 지방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결국에는 지역사회의 복지발전에 결정적인 제약요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명박정부의 조세정책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감세정책이다. 2008년 결과적으로는 야당까지 동의하여 국회 합의를 거쳐 결정된 감세정책의 핵심 내용은 소득세의 경우 2010년분 소득부터 현재의 8~35%의 세율을 6~33%로 각기 2%p 인하하고, 양도소득세 3%p, 법인세 3~5%p 인하하며,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1주택 보유자에 대해 3억원의 기초공제를 허용하며 세율을 0.5~2%로 대폭 내린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세율 인하 등을 통한 감세정책이 구현된다면, 국회 예산정책처 추계에 의거할 때 2008년부터 2012년까지 96조1000억 원의 세수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라살림 뒤흔드는 감세와 4대강사업
이러한 감세정책은 4대강, SOC(사회간접자본), 국방 등의 예산 확대투여로 국가재정 위기로 이어진다. 부자감세로 인한 세수감소에도 불구하고 4대강사업 6.7조 원, SOC 예산 축소 실패, 국방 9000억 원 등 불필요한 토목건설 분야나 냉전적 사업에 예산을 쏟아붓는 탓에 재정적자 규모는 2009년 추경시 51조 원에 이어 2010년에도 32조 원에 달하고 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6.9%에 이르고 중기재정계획에 의하면 2009~2013년까지 모두 132.8조 원의 재정적자 누적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 계획대로 재정적자 규모를 축소하여 2013년 균형재정에 근접한다는 전망을 현실화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재정 효율화 및 건전화 논리가 만능이 될 것임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복지예산의 확대정책을 펼칠 여건이 박탈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미래 어느 시점에서도 과감한 사회정책의 구현은 불가능하리라고 예견된다는 점에서 비극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감세와 대규모 재정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MB정부의 재정정책은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건정부 시절을 연상케 한다. 레이건 대통령은 한편으론 감세, 다른 한편으론 스타워즈(Star Wars)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국방사업을 추진하여 미국경제에 '쌍둥이적자'라는 불행한 유산을 남겼고, 그후로도 미국은 건강치 못한 체질의 경제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채 2009년에만도 약 1조8000억 달러라는 엄청난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지방정부에 닥친 도미노 재정위기
그럼에도 이명박정부 하에서 추진되는 중앙정부의 감세정책은 도미노효과를 일으키며 지방정부의 세입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몇가지 경로를 띠는데 1) 내국세 중 소득세와 법인세의 10%로 구성되는 지방의 주민세는 소득세율 및 법인세율의 감소로 인해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2) 내국세의 19.24%로 구성되는 지방교부금과 역시 내국세에 연동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및 분권교부금을 통해 감소하며, 3) 종부세 전액으로 구성되는 부동산교부금의 감소를 통해서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에 의하면 이같은 경로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30조1741억 원의 지방세수 감소가 발생할 것이며, 여기에 지방교육재정 교부금과 분권교부금을 합치면 그 규모는 최대 4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명박정부는 이러한 지방재정의 위기에 대응하여 지방소비세와 지방상생협력기금의 도입 등을 발표했는데, 부가가치세의 5%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하고 2012년까지 이를 10% 수준으로 올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계획은 결과적으로 5조8000억 원의 순증효과만 불러올 것이므로 2012년까지 지방정부 세수는 여전히 25조 원 가까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현정부 하에서 지방정부재정이 직격탄을 맞았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지표로서 지방교부금 증가율을 들 수 있다. 김영삼정부 5년간 58.4%, 김대중정부 92.6%, 노무현정부 115.1%에 비하여 이명박정부 2년간은 오히려 8.2%나 감소했다. 또한 1인당 지방교부금액을 볼 때도 전국 평균치로 2003년 27만5056원에서 2008년 52만4972원으로 늘었으나, 2010년에 와서는 오히려 4만3083원이 줄어든 48만1890원이 됨으로써 감세의 부정적 효과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예산 빠듯하니 복지부터 줄인다?
중앙정부의 감세조치가 지방정부의 재정까지 옥죄는 일련의 흐름이 결국 다다르는 곳은 어디일까? 지방정부 예산에서 우선순위가 별로 높지 않은 복지부문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충청북도의 2010년 예산 편성과정을 보기로 하자. 충청북도는 작년말 제출한 2010년 예산안에서 전년도의 최종 복지예산과 대비하여 72개사업이나 예산을 줄이고 전체적으로 405억 원의 복지예산을 삭감한 바 있다. 전년대비 7.4% 축소된 수준이다. 이러한 경향은 나머지 광역시도에서도 비슷하리라 예측된다. 실제 대전광역시의 경우도 61개 복지사업에 150여 억 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지방재정 위기의 1차적 원인은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과 4대강 개발사업 등 잘못된 재정기조에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분명한 반대와 수정의지를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방정부가 당장에 지방재정의 압박요인이 된다고 해서 복지예산을 대대적으로 줄이는 것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하여야 한다.
6.2 지방선거, 지역발전의 새 비전 만들어야
특히 지방정부 예산에서 아직도 경제개발과 지역개발을 내세우며 전시행정과 비효과적인 사업 실시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예산이 적지 않다. 지역사회 안의 권력집단인 토호세력이나 특정한 지역경제집단과 결탁하여 끊임없이 예산을 낭비하고 비리를 자행하는 관행도 끊어내야 한다.
이번 6.2 지방선거는 이렇게 복지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발전의 비전이 제시되고 이를 실천할 진정한 일꾼을 선출하는 기회이다. 단순히 인물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시각과 그 지향점, 전개 방식 등 모든 측면에서 혁신적 선택이 요망된다. 이를 위한 제반 정치세력들의 대연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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