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6일부터 방북할 예정인 미국 대표단에게 영변 핵시설을 공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차기 6자회담의 1월 성사를 위해 당사국간의 물밑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이같은 결정은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北, 1년 만에 영변 핵시설 공개"**
미국의 USA 투데이는 2일(현지시간) "북한이 차기 6자회담 개최를 앞두고 다음주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미국 대표단에게 영변 핵시설 방문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미국 대표단의 영변 핵시설 방문이 성사된다면 지난 2002년 12월31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 추방 이래 1년만의 일이다.
특히 이번 방문단에는 미국내 최고 핵무기 전문가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대표단에 따르면 이번 방문단에는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를 이끌었던 시그 헥커 연구원이 포함돼 있다. 이 연구소는 미국에서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한 연구소이고 여전히 핵무기를 생산해오고 있는 미국내 핵무기 관련 최고 전문연구소다.
신문은 또 "헥커 연구원도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예정돼 있는 이번 방북에서 영변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영변 방문을 재차 확인했다.
***"北, 핵무기 보유 입증 내지 긴장관계 해소 위해 공개" **
USA 투데이는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영변 핵시설을 공개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북한은 차기 회담을 유리한 협상 국면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국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면서도"협상이 타결된다면 북한내 핵시설 사찰을 허용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현재의 긴장관계를 해소하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미국 대표단의 방북이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시 행정부가 이번 대표단의 방북을 허용한 점도 전향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미 의회 대표단의 방북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었다.
이번 대표단에는 헥커 이외에 스탠퍼드 대학의 중국 전문가와 이전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상원 외교 정책 보좌관 2명, 북한과 협상한 경험이 있는 전직 국무부 관리 1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초 제2차 6자회담 개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지는 미대표단의 영변 핵시설 방문을 통해 북-미협상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북핵문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기를 희망하고 있어, 북-미협상이 여러 차례 진통을 겪으면서도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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