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동안에도 검찰은 조국 법무장관 가족 관련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장관의 5촌 조카로,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이던 조모 씨(36)가 추석 다음날인 14일 인천공항에서 귀국 직후 체포됐다. 검찰은 조 씨에 대한 조사를 이틀째 벌이고 있고, 조 장관 부인의 PC 등 디지털 자료 분석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15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 씨를 검찰청으로 소환해 조사를 이어갔다. 조 씨의 체포 기한은 48시간으로 16일 오전까지이지만, 검찰은 이르면 15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던 조 씨는 전날 괌에서 인천공항으로 귀국했고, 귀국 즉시 공항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특경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은 관계자 등을 통해 조 씨의 귀국을 권유해왔고, 그가 귀국하자 법원에서 미리 발부받아 놓고 있던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체포 첫날 조사는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조 씨는 조 장관 일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링크PE 이모 대표는 이른바 '바지 사장'이고, 투자나 회사 운영 관련 실질적 의사결정은 조 씨가 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조 씨가 해외 체류 중 코링크PE의 투자사인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대표 최모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 "(해명이 잘못되면)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 "완전히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이해 충돌 문제가 생긴다"라고 말하며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최 씨에 의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는 '집안 사람인 조 씨에게 투자를 믿고 맡겼을 뿐 구체적 투자처 등은 알지 못했다'는 조 장관의 그간 해명과 대비돼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조 씨를 상대로 조 장관 가족의 투자 경위와, 조 씨가 조 장관 가족에게 투자처 정보 등을 미리 알렸는지를 조사 중이다. 또 검찰은 조 씨 외에도 사모펀드 의혹 관련자들을 연휴 중인 지난 14일 추가 소환했다. 코링크PE의 이 대표와 웰스시앤티 최 대표 등이었다.
조 씨의 체포 당일 이들 2명을 재소환한 것은, 조 씨의 진술 내용 등을 이들에게 교차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지난 11일 이 대표와 최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또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용했던 PC 하드디스크를 정 교수의 자산관리 담당자로부터 확보,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검찰이 확보한 하드디스크는 정 교수가 연구실에서 사용하던 것과 서울 자택에서 사용하던 것 등 3개(PC 1개, 별도 디스크 2개)이다. 하드디스크에는 사모펀드 관련 자료나 딸의 동양대 총장상 표창장 위조 의혹, 논문 관련 의혹 등을 규명할 단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 장관은 추석 다음날인 14일 부산을 찾아 고(故) 김홍영 검사 묘소를 참배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김 검사는 상관의 폭언과 과다한 업무 등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던 인물이다. 조 장관은 연휴 마지막날인 15일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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