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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세 자매 성폭행 의혹, 경찰 수사과정에 문제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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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세종시 세 자매 성폭행 의혹, 경찰 수사과정에 문제점 제기

세종시 기초생활수급자 관리도 허점…경찰, "증거 사진 이미 확보, 아직 수사 중"

경찰이 60대 아버지와 50대 지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초교생 등 세 자매에 대해 수사를 벌여 이 중 아버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보호하던 아동생활시설 관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향후 결과에 주목을 끌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 모 아동생활시설 관계자들은 지난 4월30일 친아버지와 함께 집에서 주말을 보내고 온 A 양(5)을 목욕시키는 과정에서 성행위에 의해 생길 수 있는 흔적을 발견, 곧바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충남지방경찰청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사건으로 보고 친아버지 B 씨와 친아버지의 지인 C 씨를 불러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경찰은 친아버지 B 씨에 대해 A 양이 보육교사 앞에서 말한 것과 달리 경찰조사과정에서는 이에 대한 진술을 거의 하지 않아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함께 신고된 C 씨에 대해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입건했다.


아동보호시설 관계자들의 문제제기

이와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해 A 양 등 세 자매를 보호하고 있는 아동생활시설 관계자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의 초동대처는 물론 경찰의 수사과정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신지체 1급 장애인인 어머니가 세 자매를 상습적으로 폭행해왔으며 어머니가 가출하자 아버지 B 씨는 지방 공사장을 돌며 일하는 직업 특성상 아이들을 데리고 있을 수 없고 홀로 세 자매를 키우기 힘들어 지난 2017년 아이들을 아동생활시설에 맡긴 것으로 안다”며 “B 씨는 주말마다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보육원을 찾았다. 올해 초부터는 아버지 B 씨는 지인이라고 소개한 남성 C씨와 함께 세 자매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가 휴일이 지나면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오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들이 집에 가기 싫다는 반응을 보이며 아버지와 만나기를 꺼려했고 아버지에게 전화가 와도 전과 달리 보육교사에게 전화를 건네주는 등 이상 행동을 했다”며 “그러던 지난 4월30일 A 양의 신체에 이상을 감지하고 바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시간도 늦고 아이도 잠들었으니 내일(5월1일)해도 된다며 검사를 하루 미뤘다”며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72시간 내에 체내 DNA를 채취해 증거를 확보해야하는데 골든타임을 넘겨 증거 확보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발생 40여 일이 지나서야 A 양 자매들을 산부인과에 데리고 가 진찰을 받았지만 너무 시간이 지나 밝혀내지 못했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일 A 양의 사진을 확보하라고 했지만 경찰에서는 밤 10시 경 이를 삭제하라고 했다. 손발을 맞춰야 할 두 기관이 입장 차이를 보여 오히려 증거확보에 실패하게 된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A양이 아버지가 자신에게 한 행동에 대해 손을 이용해 정확하게 표현했는데 이보다 더 확실한 진술이 어디있냐”며 “성폭행을 의심할 만한 진술을 하고 있지만 경찰이 상당부분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단칸방에 거주하는 집안형편으로 미뤄볼 때 나머지 두 명의 언니들에게도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지속적인 상담을 벌인 결과 나머지 아이들에게도 유사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함께 외출해 같은 공간에 있던 두 언니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청했으나 경찰에서는 산부인과 검사 등 추가 수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이들은 “이러한 미흡한 수사로 인해 아버지는 아동생활시설 시설장을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며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물론 성폭행사건 재조사를 위해서라도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밝히기 위해 검찰에 재조사를 요청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진실을 밝혀 내겠다”고 말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 조사과정의 의혹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생활시설 관계자들로부터 A 양 등 세 자매에 대해 신고를 받았지만 즉시 현장에 가지 않고 다음 날 현장조사를 벌여 72시간 내 확보될 수 있는 DNA 채취에 실패했다.

또한 A 양의 사진을 찍어 놓으라고 아동생활시설 관계자에게 시켜 놓았지만 경찰이 이를 삭제하라고 해 두 기관의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사진 자료 확보도 하지 못했다.

경찰은 처음에는 아동보육시설 관계자들로부터 A 양에 대한 신고를 받고 이어 두 언니 D양(8)과 E 양(10)에 대한 추가조사 요구를 받았으나 A 양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이고 두 언니에 대한 조사를 벌이지 않아 의혹을 부추겼다.

또한 A 양이 아버지의 성폭행을 직접 손으로 가리키면서까지 묘사했으나 이 역시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을 담당한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A 양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다는 점과 아버지가 성폭행을 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해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했지만 결과는 진실반응이 나오는 등 성폭력 관련 혐의를 찾을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또한 “당시 A 양만 신고가 됐었고 나머지는 아이들은 의심스러운 상황이 아니어서 A 양만 조사를 했고 그 뒤에 나머지 아이들에 대해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뢰해 애들을 상담해보라고 했다”며 “아동복지전문기관에서 3회에 걸쳐 상담했지만 특별히 피해사실이 나온 것이 없고 추가 조사가 의뢰 된 두 아이들은 성폭력에 대한 응급키트 채취를 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아동복지시설 관계자들의 증언이 잇따르자 며칠 전부터 두 언니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이 세 자매의 거주처인 아동생활보호시설을 방문해 “여기 대표자 나와, 당장 나와”라며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조사를 못 받겠다는 이유에 대해 말하라”고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관계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A 양의 아버지는 아직까지 무혐의가 아니며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무혐의 확정이 되지 않았더라도 무고로 고소를 할 수는 있다"고 아직 수사 중임을 밝혔다.

이어 "사진을 삭제하라고 한 것은 보육원 교사가 촬영한 A 양의 신체 사진을 확보했기때문에 무단 유포 등을 우려해 삭제하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경찰이 고함을 지른 부분에 대해서도 "당초 국선변호인이 선임돼있고 11일에 아동보호전문기관 과녜자 등과 함께 조사를 하기로 돼 있는데 원장이 병원에 갔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지 않아 물은 것"이라며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세종시의 관리 소홀

세종특별자치시는 이렇게 사건이 비화됐음에도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 대한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더욱이 아동생활시설 관계자들이 A 양 어머니의 가출시기를 ‘세 자매가 입소한 몇 개월 뒤’라고 밝히고 있으나 시 관계자는 “올해 4월 아버지 B 씨가 아내의 가출 사실을 신고해 5월부터 수급을 중단했다”고 말해 1년 여 동안 부당하게 수급급여를 지출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사건이 공론화되자 A 양 자매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도 이를 무시하고 이들을 대전의 다른 아동생활시설로 이동시키려고 해 그 배경에 의혹을 갖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반드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까지 개입했나

사건 발생 후 ‘A 양 친아버지가 서금택 세종시의회의장과 친하다’라는 말이 돌면서 서금택 세종시의회 의장이 개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서 의장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경찰에 압력을 행사했다거나, 시 관계자에게 잘 해결해 줄 것을 종용했다는 등의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서금택 세종시의회의장은 “B 씨가 전화를 걸어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있다. 언론에 보도를 하겠다고 해 잘 알아서 하라고는 했다”며 “B 씨가 이웃 동네 사람이고 B 씨의 형과 본인의 형이 친구인 것은 맞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아동생활시설 원장에게도 나와는 관계가 없으니 원장님이 판단해서 꿋꿋하게 나가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국민 청원까지 비화된 세자매 성폭행 사건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보육원 3자매 성폭력사건 ‘정의로운 수사’가 되길 바라며 국민청원에 올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국민청원에서 청원인은 ‘3자매는 첫째 만10세 지적장애 3급이며, 둘째 만8세 막내 만5세로 3자매는 가정에서 친모의 폭행으로 인해 아동양육보호시설에 입소했다’며 ‘이 사건은 아버지의 외박신청을 허락하였지만 3자매가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사건으로 3자매 중 막내(만 5세)인 아동을 목욕시키던 중 생식기가 부어있어 경찰 조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경찰 조사 중 해바라기센터에 막내의 진료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말과 함께 종결될 뻔 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 조사 중 해바라기 센터의 직원은 아이에게서 성폭행을 당한 아동의 행동이 보였다는 말과 함께 막내아이가 여경찰에게 손가락으로 정확히 성폭행당한 것을 표현하였지만 경찰은 “이것은 증거로 받아드릴 수 없다”고 했다’며 ‘또한 첫째아동과 둘째아동의 성폭행이 의심되어, 산부인과에 진찰받았는데 첫째 아동은 보통 아동에 비해 ** ** ***** 상태였고, 둘째 아동은 **** 소견이 나왔지만 이것 또한 “증거 채택을 할 수 없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그 이후 3자매의 진술에 같은 사건 같은 공간에서 아버지의 친구 또한 아버지와 함께 성폭행을 했다는 진술을 얻었지만 그것 또한 증거가 불충분하여 채택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그의 아버지가 아이들이 거부하고 있는 상태인데도 아이들을 만나기를 원하고 있고, 터무니없는 말로 신고를 하였다고 하여, 보육원 원장을 무고죄로 신고한 상태라고 한다. 아이들은 다른 보육원으로 이동해야 되는 상황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지금 의지할 곳도 없는 아이들이 잘못된 수사로 인하여 또 다른 상처를 받고 있으며, 제 3기관으로 보내져야 하는 위기까지 오게 됐다’며 ‘이 나라는 대체 어떤 증거를 가져와야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할 것이며, 힘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나서줄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표현했다.

청원인은 ‘이 아이들이 아버지에 대한 공포감, 두려움으로부터 치유될 수 있도록 동참해주달라’며 국민청원에 동참해줄것을 부탁했다..

오는 10월5일까지 진행되는 이 국민청원에는 14일 현재 2만 6202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지난 9일에는 ‘5세 여아, 친아버지의 강간에 대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약칭:청소년성보호법)에 의거하여 본 사건을 국민과 정부에 청원하는 바입니다’라는 제목의 또 다른 국민청원이 게시돼 친아버지에 의한 성폭행 사건의 심각성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앞으로의 관심

경찰은 현재 A 양의 두 언니에 대해 추가수사를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친아버지 B 씨를 입건시키지 못한 이유에 대해 “A 양이 일관된 진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어 두 언니들이 어떤 진술을 할지, 일관되게 진술을 할 지에 따라 입건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A 양에 대한 성폭행 혐의를 벗은 아버지 B 씨가 아동보육시설 관계자를 대상으로 무고혐의로 고소한 부분에 대한 수사결과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특히 아동보육시설 관계자들이 이 사건의 재조사 또는 추가수사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는 아버지 B 씨가 부인의 가출시기를 늦게 신고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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