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전당을 지으면서 일부 헐어낸 옛 전남도청 건물이 복원된다. 5.18 단체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복원대책위가 복원 항의농성 3년여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광주광역시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현판식을 가졌다.
문체부는 복원과 관련된 직제구성 등의 법령 제정과 복원추진단 현판식을 옛 전남도청 현장에서 갖고 앞으로 ‘사실에 입각한 복원’을 위한 자료 수집, 전시콘텐츠 구성 및 복원공사에 나선다는 것이다.
광주시와 문체부는 ‘복원 약속’ 이후 지난 2018년 11월부터 옛 전남도청 복원 업무를 팀제 형태로 운영했다.
지난 3월 관계 부처, 복원협의회 등과의 지속적인 협의 과정을 거쳐 지난 8월 27일 추진단 신설을 확정했다.
이를 위해 ‘문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이 8월 27일 공포・시행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옛 전남도청을 80년 당시로 복원하기 위한 자료수집·조사, 내·외부 복원 등을 좀 더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해 전담조직으로 확대한 것이다.
추진단은 문체부 제1차관 직속으로 단장(고위공무원) 밑에 복원협력과, 복원시설과 및 전시콘텐츠팀을 두고 이에 필요한 인력 24명을 구성해 오는 2022년까지 옛 전남도청 복원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옛 전남도청 복원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지 만 3년이 되는 날을 기념하는 복원대책위 전체회의가 지난 6일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복원대책위는 복원전담조직이 신설되는 등 복원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항의농성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광주시와 문체부, 복원대책위로 구성된 별도의 복원협의회를 구성했다. 이 협의회 복원 진행 상황을 함께 점검하고 합의점을 도출하는 상생과 협력의 동반자로서 복원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러나 복원과정에서 제대로 된 합의점이 이루어질 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복원대책위는 원형 복원을 주장해왔고 문체부는 내부보다는 외형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문화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문화전당을 지으면서 옛 도청의 일부 공간을 헐고 대부분 건물이 남아 있는데 이제 와서 별관 쪽 등 일부를 ‘복원’한다고 해서 5.18정신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고 “이미 헐어진 것도 하나의 역사적 과정으로 이해하고 그러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들이 오히려 중요한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박양우 장관은 “현판식을 계기로 복원사업을 성실하게 진행해 5·18 가치가 공유되고 옛 전남도청이 소통공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불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상생하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섭 시장은 “지난 3년간 차디찬 바닥에서 정의와 역사를 지켜내신 오월어머니들과 복원대책위에 깊은 위로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옛 전남도청이 오롯이 오월정신을 지켜내고 정의로운 역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심장부가 되도록 문체부와 협력해 복원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판식에는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동찬 광주광역시의회 의장, 정영일·김후식 옛 전남도청복원범시도민대책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 도청지킴이 어머니, 5·18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의 관계자를 비롯한 시・도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