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볼썽 사나운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 실세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서로 '출마 재가'를 받았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
이달곤 전 장관이 자신의 출마와 관련해 "대통령의 결단 없이 사표를 내고 지방에 오기는 어렵다"고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전한데 대해 이 전 사무총장은 9일 <SBS> '서두원의 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대통령이 특별하게 결심이 있었으면 사표 내기 직전까지 그렇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일 리 없다"고 받아쳤다.
이 전 사무총장은 "장관이 (사표를 내기 전에) 잠적을 하고 연락이 안 되고 이런 모습이 보였다"며 "(따라서) 여권의 핵심이 강하게 밀어주기 때문에 나간다는 그런 식으로 포장하는 것은 여러가지 상황을 봐서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 공직자로서 납득할 수 없는 왔다갔다 하는 모습, 그리고 누군가 뒤에서 등을 떠밀어서 마지못해 나가는 그런 모습, 이런 것이 많이 비쳤는데 과연 저렇게 소신 없는 행동이 경남의 어려운 현안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도민들이 많이 걱정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이 전 장관을 비난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출마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이 전 사무총장은 "핵심 인사들과의 관계를 특별히 언론을 통해 이렇고 저렇고 하는 이야기는 금기사항"이라며 "어느 정도 격려성(얘기)이었지, 나에게 나가지 말라고 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본인의 출마에 대해 이 대통령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는 것.
여권 최고 실세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의중을 두고도 '진위' 논란을 벌였다. 전날 이달곤 전 장관은 "이재오 위원장과 이 (경남지사 출마) 문제를 여러번 상의했다"며 "(이재오 위원장이) 반대를 했다면 제가 이렇게 움직일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이 전 사무총장은 이날 "이재오 위원장한테 전화를 걸어서 이달곤 장관이 나가는데 특별하게 멘트를 하고 한 것이 있냐고 하니 본인은 '무슨 소리냐'고 황당해 하더라"며 "(이 위원장이) 내가 정치하고 거리를 두고 지내는 사람인데 무슨 경남지사 선거에 나가라, 말라 할 입장이 아니지 않느냐. 왜 나를 끌어들이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며 이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 논평까지 냈다. 그는 "듣기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한나라당의 공천을 좌지우지 한다는 이야기로도 들리고, 대통령과 공무원인 이 위원장이 선거에 깊숙이 개입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며 "그렇다면 그것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변인은 "대통령 없이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고, 오직 대통령의 명령으로만 움직여지는 마마보이 정당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고 한심하다"며 "이미 국민적 기대와는 멀어져 버린 이명박 정권이다. 더 이상 대통령의 낙점이 승리를 보장 하지 못함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희망연대 "이방호, 경선에 이기기만 해봐라"
친박계가 이 전 사무총장의 출마를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지방에까지 계파의식을 갖고 자기사람을 심기 위해서 도민들까지 줄세우려고 하는 그런 일들, 그리고 친박, 친이 식으로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일들은 성숙한 선거문화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명박 정부의 '창업 공신'인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 2008년 18대 공천 과정에서 친박 인사를 줄줄이 낙마시킨 장본인이다.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공적'으로 통한다.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는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경선에서 이길 경우 이 전 사무총장을 반드시 떨어뜨릴수 있는 대항마를 출마시킬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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