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수입 금지, 광우병 발병으로

호주산 쇠고기만 수입가능, 가격 급등 예상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농림부는 24일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워싱턴주에서 광우병 의심사례가 발견된 것과 관련, 미국산 쇠고기와 육가공품 등을 통관 보류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혀 사실상 수입금지시켰다.

***쇠고기 파동, 보건 비상**

통관보류는 수입물량이 국내 항구에 도착하더라도 검역을 중단해 통관을 유예시키는 조치다. 농림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아직 최종 검사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행정상으로는 통관보류를 취해 국내에 유입되지 못하도록 한 뒤 조만간 최종 결과가 나온 뒤 전면 수입금지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부는 현재 검역 창고에 보관중인 물량에 대해서는 출고보류 조치를 내리는 한편 시중 유통물량에 대해서도 추적 조사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에 따라 연말연시를 맞아 쇠고기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작년의 경우 전체 쇠고기 공급물량(45만7천7백t)중 수입산은 31만2천t에 달해 국내산 자급률이 36.6% 그쳤고 수입 쇠고기중 미국산이 절반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산 수입물량(검역기준)은 18만6천7백t으로 전체 수입산(29만2천3백t)의 63.8%를 차지했다. 올들어서도 지난 10월까지 미국산(18만7천3백t)이 전체 수입(27만4천7백t)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2%에 달했다.

정부는 이미 광우병 사례가 발생한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 20여개국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브라질 등 남미권도 구제역으로 수입을 금지시켜놓은 상태다. 결국 축산 강국중 쇠고기 수입을 할만한 나라는 호주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통상 소가 광우병에 걸려 증상을 나타내기까지는 최소한 6~8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한 것으로 의심받는 소가 실제 광우병에 걸렸다면 이미 이 기간에 다른 소들에게 이 병을 확산시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어 국내에서도 보건 비상이 걸렸다.

***일본도 즉각 쇠고기 수입금지,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주가 폭락**

앤 비니먼 미 농무장관은 23일(현지 시각) 긴급기자 회견을 갖고 워싱턴주 메이플턴의 한 농장에서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젖소 한마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비니먼 장관에 따르면 이 농장에서 사육중인 홀스타인 젖소가 1차 검사에서 광우병으로 알려진 BSE(우해면양뇌증)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광우병 감염 여부를 최종 확인하기 위해 소에서 채취한 샘플을 영국으로 보냈다. 소의 뇌 조직에 구멍을 내는 이 질병에 걸린 소를 먹으면 사람도 똑같은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우병은 지난 86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유럽과 아시아지역 국가로 퍼져 90년대 유럽의 식육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으며, 올들어 지난 5월과 11월 캐나다와 일본에서 각각 광우병 감염 소가 확인된 바 있으나 미국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너먼 장관은 “광우병 증세를 보인 소가 아파서 걸을 수 없는 상태”라면서 “이 소와 사육농장에 대해 격리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광우병 소의 샘플은 22일 저녁 미 군용기를 이용, 광우병에 정통한 영국의 동물연구소로 보내졌으며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3~5일 걸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24일 미국의 광우병 의심 사례 발견 소식에 즉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잠정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내에서도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 회사의 주식이 급락했으며, 시카고상업거래소의 분석가들은 쇠고기와 곡물의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