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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폭풍핵' 하워드 딘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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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폭풍핵' 하워드 딘 누구인가

[딘의 모든 것] 북핵등 주요현안서 부시와 대립각

하워드 딘은 2004년 11월2일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 진검승부를 펼 기회를 잡을 것인가.

부시가 내년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점에 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과연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누가 선출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분분하다. 하지만 논란이라는 것도 최근의 여론조사와 분위기를 보면 그저 논란에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야말로 '엉성한' 부시에게 대적할 '시원스런' 후보로 비치기 때문이다.

***하워드 딘, 이라크전에서 가장 많은 수확 거둔 미국 정치인**

<사진 1>

하워드 딘은 민주당 대선후보 가운데 제일 먼저 후보로 나설 것임을 선언한 이후에도 한동안 중앙 정치무대에서는 "누구지?"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인지도가 한참이나 뒤떨어졌었다. 하지만 대번에 그를 알려지게 한 기회가 다름아닌 이라크전쟁이다.

이라크전 개전 초기부터 반전의 목소리를 높였던 하워드 딘은 수렁에 빠진 이라크전에서 가장 많은 수확을 올린 정치인이다. 개전 당시 기세등등한 부시에 눌려 이라크 전에 찬성했던 다른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자신있게 "전쟁 명분이 없다"며 반전 목소리를 높인 것이 당초 돌출행동처럼 보였으나 지금 와서 보면 가장 정확한 정세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아직 하워드 딘 진영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듬어진 정책들을 양산해내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라크전에 관한 한 그의 정책 틀은 확고하다. 그의 단호한 이라크전 반대는 하워드 딘의 반(反)부시 이미지와 뚜렷한 진보성을 부각시켜, 그가 여론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물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생포되면서 그 약효가 지속될지에 관해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딘은 후세인 생포 이후에도 이라크전에 반대한다는 기본 입장에 어떠한 변화도 보여주지 않는 뚝심을 드러내고 있고, 그 결과 여론조사에서도 선두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워드 딘은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담 후세인이 잡혔다 해서 미국이 더 안전해지지는 않는다"며 "미국에 대한 진정한 위험은 무국적 테러범들부터 북한의 핵무기 제조능력까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며 미국은 이같은 위험들을 직시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부시가 프랑스, 독일, 러시아, 캐나다 등 반전국들을 이라크 전후복구 수주사업에서 배제한 데 대해서도 "어리석은 정책"이라고 맹공을 펴기도 했다.

하워드 딘의 독주에 가장 조급해 하는 것은 우선 같은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에 나선 나머지 8명의 후보들. 이들은 반(反)딘 전선을 형성, '외교정책에는 문외한'인 하워드 딘의 정책 검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8명의 민주당 후보들도 부시와의 대립각을 세우기 위해서 하워드 딘의 정책을 따라갈 정도로, 딘의 외교정책 노선은 선명하고 지혜롭다. 전후 복구 사업에 대한 딘의 비판 목소리는 이라크전에 찬성했던 후보들도 동일하게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북핵 정책, "불가침조약 및 일괄타결 해법" 제안**

하워드 딘의 외교정책 가운데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북핵 정책이다. 딘의 북핵 정책은 이라크전과 더불어 부시와 가장 크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이다.

딘은 북핵과 관련, 부시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부시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정책을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북한과 즉시 양자회담에 들어가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경제 원조, 에너지 지원 등을 맞바꾸는 '일괄타결(package deal)을 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핵프로그램에 대한 강제적인 사찰제도를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직접 양자협상이나 불가침 조약까지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부시 행정부의 정책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정책은 북한으로선 현재 부시 행정부와 지루하게 끌고 있는 6자회담 형식의 북핵 회담보다는 차라리 내년 딘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 회담을 진행하는 게 더 이득일 것이라는 유혹을 갖게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북한의 요구에 크게 근접한 정책방향이다.

북한과의 불가침 조약 체결과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딘의 정책은 물론 선거전략의 일환인 까닭에 변화 가능성도 있으나, 근본적인 시각에서 부시와 상당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정책은 기본적으로 딘의 대북한 시각과 관련돼 있다. 딘은 "북한 같은 작은 나라는 미국을 위협할 수 없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된다면 고립돼 있을 때보다 그들의 불량스러운 행동을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부시가 북한의 위협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각종 제재를 풀지 않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클린턴 행정부 대북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딘 진영은 "클린턴 행정부때는 북한의 핵 동결과 경수로 건설을 맞바꾼 것이나, 하워드 딘은 북한의 핵폐기와 강제적인 사찰 제도와 불가침 조약을 맞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反)딘 진영, "딘, 1972년 조지 맥거번, 후련함 느끼게 할뿐 집권은 못해"**

이라크전과 북핵문제에서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딘은 사회복지와 평화운동을 새롭게 추진하려는 민주당 내 진보세력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딘 진영은 지난 10년간 민주당의 지지하락 원인은 핵심적인 원칙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확실한 진보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중도노선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2년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처음 채택한 이후 민주당지도자협의회(DLC)를 중심으로 이같은 입장을 줄곧 견지해 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내 반 딘 진영은 딘이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면 평화주의자 조지 맥거번이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에게 참패한 1972년 선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안보와 경제에서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딘의 좌파 성향과 자유주의적 정책, 외교 경험부재 등이 쟁점화될 경우 부시에게 너무 쉬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당내 중도파 에번 베이 상원의원(에드워드)의 경우 지난 7월 열린 당내 최대 중도파 모임 민주당지도자회의서 "대선에서 카타르시스를 원하는가, 아니면 집권하기를 원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딘을 후보로 밀면 선명한 부시 공격으로 후련함은 있겠지만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해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딘, 기본적으로 민주당내 온건 좌파 성향, 부시 감세정책에 반대**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하워드 딘의 성향이 좌파이거나 급진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이라크전이나 북핵문제 등에 있어 남다른 시각을 제시해 급진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하지만 그의 기본적인 정책 성향은 민주당 내 중도온건 좌파로 분류된다. 하워드 딘은 "앞으로는 나의 급진적인 모습으로 인해 나를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에서 딘의 정책을 살펴보면 우선 부시의 감세계획에도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균형예산을 추구하는 이같은 딘의 정책은 주지사 시절 경험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건전한 재정만이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신념'에 따라 주지사 시절 7천만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던 만성적인 주 재정을 회복시킨 바 있다. 재정 관리능력이 탁월해 버몬트 주의 소득세를 두 번이나 삭감하기도 했다.

그는 민감한 사안인 동성결혼 문제에 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동성 커플들의 시민적 결합을 확립하는 미국내 첫번째 법률에 서명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자신의 주지사 시절 조치를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찬성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딘은 주지사 시절 메디케어(의료보험) 지출을 줄인 사실과 함께 총기 휴대와 사형제에 찬성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후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메디케어 법안과 관련, 부시는 노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인들이 대한 처방약을 저가에 구입할 수 있게 하고 보험회사 등에게는 수십억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도록 규정한 법안에 지난 8일 서명한 바 있다.

***딘, 외과 의사 출신 정치인**

<사진 2>

그렇다면 하워드 딘은 정말 갑작스레 부상한 인물인가.

외과 의사 출신은 그의 경력은 전통적인 미국내 정치가문에 비하면 상당히 독특하다. 하지만 부시의 예일대 3년 후배인 딘도 부시 가문에 비견될 정도로 상당한 명문 가문 태생이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딘은 가문에 관한 한 '부시의 복사판'이다 . 딘 가문은 부시 가문처럼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처음 정착한 '뼈대 있는' 집안이고 둘 다 명문가 출신답게 자신감이 넘치고 퉁명스러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대학시절에는 낙제를 거듭하고 술에 절어 살기도 했다고 한다.

1948년 뉴욕에서 태어난 딘은 올해로 54세로 71년 예일대 학부를 졸업하고 78년 뉴욕시에 있는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를 졸업해 외과 의사의 길로 들어섰다. 학부를 졸업하고는 월스트리트 투자자로 일했으나 갑자기 의대를 지원했다. 딘은 그 당시 이유에 관해 "교육과 의료만이 사람의 운명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의대를 졸업한 이후 정치권에 뛰어들어 1982년부터 1986년까지는 버몬트주 하원의원을 역임하고 이후 부지사로 선출돼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부지사직을 수행했다. 1991년 그 당시 리처드 스넬링 주지사가 사망, 주지사직을 물려받아 2002년까지 13년간 미국에서 49번째로 작은 규모의 동북부 주 버몬트 주지사를 역임했다. 2003년 1월에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가 의대 졸업후 주 하원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바로 밑의 동생 찰리의 영향이 컸다고 알려져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 다니던 찰리는 1968년 학생운동과 1972년 베트남 반전 운동에도 깊숙이 참여하기도 했으나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진 직후 세계 유랑길에 올라 75년 메콩강 여행 동중 라오스 공산군에 잡혀 베트남에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찰리의 유해는 지난 11월, 30년만에 미국으로 송환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군대 경력도 없는 하워드 딘이 이라크전에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에는 이같은 배경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앨 고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지 이끌어 **

인터넷 선거운동 이외에도 딘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그의 직선적인 성격에서 비롯된 거침없는 언변, 확실한 노선 선언 등으로 우유부단한 민주당에 식상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뛰어난 카리스마도 젊은 층에 어필했다는 평가다. 물론 11 년간 주지사로 행정경험 쌓았다는 점도 딘이 내세울 수 있는 소중한 경력이다. 경선 주자중 주지사 출신은 딘이 유일하다.

딘으로서는 최근 '사실상 지난 대선의 승자'인 앨 고어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빈곤하다고 비판받고 있던 외교정책 면을 보충해줄 최고의 조력자를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일반 대중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로빈 윌리암스, 폴 뉴먼, 수잔 새런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의 조력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또 미국노동총연맹(AFL-CIO) 산하 최대 노조인 국제서비스직원노조(SEIU)와 미국 주, 카운티, 시 근로자연맹(AFSCME) 등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3백만명 노조원을 영향력 하에 두게 됐다. 이로 인해 자금력 확보에 보다 용이해졌다는 평가다.

***딘, 지난 10월 이후 민주당 후보 여론조사서 줄곧 1위 고수**

내년 1월 19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및 1월 27일 뉴햄프셔 예비선거 시작이 한달 남은 시점에서 딘 진영은 민주당 예비 선거에서 힘을 저축하기 위해서 대세를 빨리 결정짓겠다는 전략이다. 2월 3일에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뉴멕시코, 오클라오마, 애리조나주 등 4개주 에서 예비선거 실시되는데 조기에 마무리 지음으로써 본선거에 치중하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이같은 전략은 얼추 들어맞는 듯한 모습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과 CNN 방송, 일간지 USA 투데이가 공동조사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지난 10월 10일 조사 이후부터는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지율도 지속적으로 상승, 10월 10~12일 13%, 10월 24~26일 16%, 11월 10~12일 17%, 11월 14~16일 17%, 12월 5~7일 25%, 12월 11~14일 31%를 보였으며 가장 최근 조사인 12월 15~16일에는 27%를 기록했다.

다른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데 뉴스위크 여론조사에서도 10월 23일 이후부터는 1위를 계속 차지해오고 있다. 지지율 추이를 보면 10월 23~24일 15%, 10월 30~31일 13%, 11월 6~7일 16%, 12월 11~12일 24%, 12월 18~19일 26% 등이다.

전국적인 여론 조사 이외에도 맨 처음 예비선거가 열리는 뉴햄프셔주에서 뉴햄스프셔 대학이 12월 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딘은 46%의 지지를 얻어 2위 존 케리(17%)를 압도적인 표차로 눌렀다.

***여전히 부시와의 여론조사서 큰 차이**

하지만 여전히 부시와의 대결에서는 큰 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민주당측의 고민이다. 후세인 생포이후 부시 지지도가 63%로 지난 6개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딘은 부시와의 대결에선 60 대 37로 필패할 것으로 갤럽과 CNN, USA 투데이 조사결과 나타났다. 지난 14~15 일 NBC 월스트리트 저널이 조사한 결과도 52 대 31로 마찬가지였다.

후세인 생포 효과에 대해서 민주당과 딘 측에서는 "효과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며 오히려 유권자들이 조기 철수를 요구하는 등의 기대치 폭발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리비아가 WMD(대량살상무기)를 전격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힘'을 앞세운 부시의 외교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게다가 민주당 내부 분위기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출마하면 단번에 하워드 딘보다도 더 높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힐러리 출마를 독촉하는 목소리가 여전한 것도, 딘에게는 또 다른 넘어야할 산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연 하워드 딘이 그의 비판자들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단순히 민주당에 카타르시스만을 느끼게 하고 부시에게 간단히 패배할지, 아니면 '풀뿌리 동원력'을 발휘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정권 교체를 이루어낼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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