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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후세인, 최고의 처벌 받아야”

국제반응은 냉담, 바티칸 “후세인, 소처럼 대우받아”

생포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후세인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언급, 논란이 되고 있다. 후세인 체포당시 생포보다는 사살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미국이 의중을 내놓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부시, "후세인은 혐오스런 독재자, 최고의 처벌 받아야"**

부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ABC 뉴스의 다이앤 소이어와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후세인은 자신이 이라크 국민들에게 저지른 일 때문에 '최고의 처벌'(ultimate penalty)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은 고문자이고 살인자이며 강간실까지 가지고 있었다"며 "그는 정의의 심판을 받을 혐오스런 독재자"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사담 후세인에 대한 처벌은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지 않고 이라크 국민들이 이런 저런 형태로 내릴 것"이고 "이라크 국민은 재판을 자체적으로 실시할 능력이 있다"며 재판 관할권을 국제법정이 아닌 이라크내 특별법정에서 진행할 뜻임을 내비쳤다.

부시는 대테러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후세인이 체포됐다고 해도 일이 마무리됐다는 느낌은 없다"며 "나에게는 끝이라는 느낌은 없고 이라크에서 해야할 일은 아직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미국은 21세기의 궁극적인 도전인 대테러전쟁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며 "나의 일은 미국과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 반발 거세, 바티칸, "후세인, 미에 의해 소처럼 대우받아"**

부시의 이날 발언은 후세인에 대한 사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어서 각국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제사회가 부시의 발언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는 사형에 반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왔으며, 유럽연합(EU)도 이같은 견해에 동조하고 나섰다. EU의 국제관계 대변인인 디에고 오자다는 "우리는 사형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환경도 없다"고 강조해 미국의 사형 허용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바티간 교황청도 "로마 카톨릭은 오랜 기간동안 사형 언도에 반대해왔다"며 후세인 사형 언도 가능성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바티간의 로나토 마티노 추기경은 "후세인의 범죄 사실에도 불구하고 후세인에게 동정심을 느낀다"며 "후세인은 미군 의료진으로부터 이빨을 검사당하는 등 소처럼 다뤄졌다"고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란, "후세인 사형 대신, 미국의 역할 규명해야"**

미국의 이라크전에 지지의사를 표명해 왔던 덴마크도 "덴마크는 사형에 반대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심지어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을 치러 후세인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도 "후세인의 사형 판결을 원치 않는다"며 "공정한 재판을 통해 이란-이라크전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한 것 등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영국의 가디언지도 "사담은 사형 제도를 두고 있지 않은 유엔 주도하의 국제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 호주 "후세인 사형에 찬성"**

반면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 대변인은 이번 주 초 "영국은 사형에 반대하지만 이라크 국민들이 내리는 어떤 결정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사형을 허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미국의 대테러전에 동조해왔던 호주 존 하워드 총리도 "사형 언도에 대해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미국이 임명한 이라크 과도통치위위원회 위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후세인에 대한 빠른 재판과 처벌을 예상하며 "후세인에 대한 사형 가능성이 있다"며 사형 언도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형 가능성과 함께 후세인이 어디에서 재판을 받을 것이냐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들은 후세인은 이라크 특별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도 이에 대해 "후세인에 대한 처리는 이라크인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동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휴먼라이츠워치, "후세인 재판, 국제법정에서 진행해야"**

하지만 미국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후세인 재판을 국제법정이 아니라 이라크내 법정에서 진행한다면 "재판이 전범재판이 아니라 복수를 위한 재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HRW는 또 "이라크 국내는 아직 사법제도가 미비하며 이라크 특별법정은 미국에 의해 임명된 자들에 의한 법정이기에 정당성에도 손상이 갈 수 있다"며 국제법정에서 후세인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국제법정에서의 재판이 반가울 리가 없다. 후세인은 재판 과정에서 당연히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할 것이 분명해 다시 한번 이라크전 개전 명분에 대한 논란이 일 것을 미국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후세인이 과거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저질렀던 수많은 죄과와 관련 미국과의 관련성을 터뜨릴 가능성도 무시못한다. 후세인이 정권을 잡는 데는 미국이 상당한 역할을 했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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