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후세인 체포로 저항세력 더 단결할 것”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후세인 체포로 저항세력 더 단결할 것”

중동 전문가들, “독자성 과시하기 위해 공격강도 세질듯”

"사담 후세인 생포로 저항세력의 예봉이 꺾일 것이라고 보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를 '이라크전후 최대성과'로 여기면서 이제 중대고비를 넘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후세인은 저항세력의 공격에서 그렇게 커다란 역할을 하지 않았던만큼 미군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은 현재의 양태를 그대로 이어가거나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서방언론에서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저항세력들 오히려 더 단합할 것"**

영국의 가디언은 15일자(현지시간) 분석기사에서 "중동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던지 간에 사담 후세인의 체포가 오히려 연합군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세력들을 단합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물론 후세인의 체포로 인해 미군 주도 연합군은 심리적인 상승효과를 느낄 것이고 "면도도 하지 못하고 구멍 속에서 끌려나오는 후세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라크인들은 그동안 느껴오던 두려움을 극복해 심리적 자유를 향해 한 단계 나아가는 등의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미군 주도 연합군에 대한 공격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미국과 영국의 정치인들, 군인들을 비롯해 심지어 국제문제 전문가들까지도 후세인이 자유롭게 활동한다면 저항세력의 '두목'으로서 이라크 체제에 있어 끊임없는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해 왔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후세인이 잡히거나 죽는다면 이라크내 갈등을 식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워릭(Warwick) 대학 국제전략연구소의 이라크 전문가인 토비 도지 교수는 "후세인의 체포는 폭력의 끝도, 저항세력의 약화도 아니며 오히려 다음 몇 주 동안 미군에 대한 공격은 증가할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항세력들이 후세인과 독립적인 조직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7월 후세인의 두 아들인 우다이와 쿠사이가 죽었을 때도 미국에서는 '그동안 저항세력을 이끌어오는 것으로 판단되던' 이들의 죽음으로 인해 저항세력의 공격이 약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급속히 퍼졌었다. 하지만 이들이 죽은지 2주일만에 미군 18명이 사망했으며 저항세력은 오히려 더 조직화되고 더 강화된 바 있다.

***"저항세력, 미군 공격할 때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 있어" **

후세인 자서전의 저자인 사이드 아부리시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미군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후세인에 의해 이끌려왔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이는 새로운 엄청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항세력은 단지 사담 후세인의 충성파이기보다는 더 넓은 기반을 가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그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동기를 가지고 미군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석은 후세인이 체포될 당시의 정황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후세인이 발견된 2m 깊이의 '거미 구멍'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지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서 외떨어진 농가에서 몸을 피해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가디언은 또 "미군과 UN과 같은 국제기구에 대한 공격은 다양한 그룹이 하고 있는 것"이며 "주요한 단체로는 미군이 FRL이라고 말하고 있는, 바트당에 대한 충성파들과 후세인의 비정규군인 페다옌들"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수도 바그다드는 물론, 바그다드 서쪽 및 북쪽의 수니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후세인은 미군 감옥과 이라크 법정에 서있는 '명목상 두목'일뿐이라는 지적이다.

***"반후세인, 반미감정의 민족주의 세력에 의한 공격 증가"**

런던에 있는 왕립 연구소의 중동학자인 무스타파 알라니도 14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후세인 충성파들이 주도하고 있는 저항공격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이것이 다가 아니다. 그들은 미군을 공격하고 있는 유일한 단체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후세인 충성파 이외에 민족주의 정서에 따라 미군을 공격하고 있는 세력은 증가 일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후세인의 통치에 대해서도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이 자리를 미군이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치욕을 느끼며 미군을 몰아내려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도지 교수가 후세인이 체포됨에 따라 저항세력의 공격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날 저항세력의 공격은 바트당의 추종세력들이 아니라 미군에 반대하는 민족주의 세력의 순수한 목소리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라크인 가운데 상당수는 처음에는 미군에게 기회를 주려했으나 미군의 고압적인 태도로 저항세력의 공격에 참여하고 있는 양상이다.

***시아파와 수니파간의 갈등, 우려 수준**

이밖에도 미군을 공격하고 있는 다른 요소도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미군에는 상당히 많은 유대인 병사들이 있기 때문에 이라크인들은 미군을 공격할 기회를 잡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미국측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점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후세인 체제하에서 탄압받던 이라크 최대 세력인 시아파들은 미군 점령이래로 수니파에게 상대적으로 관대한 모습을 보여왔으나 최근에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에는 바그다드에서 시아파와 수니파간의 갈등 양상은 최고조에 다달아 미군 당국이 상당히 우려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최근의 모습을 보면 미군 정보당국은 그들이 정확하게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면서 "저항세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후세인이 제거된 다음에도 누구인지 규명되지 않는 적과 싸우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NYT, "후세인 생포, 만병통치약도 저항세력의 종말도 아냐"**

이같은 분석에 뉴욕타임스도 동의하고 나섰다. NYT는 "후세인의 생포가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저항세력의 급속한 종말을 이끌 것 같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NYT가 저항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후세인이 도피 생활을 하면서 저항세력을 이끌었다는 증거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는 체포되지 않기 위해서 몇 몇 최측근만을 대동한 채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접촉을 피해 왔다.

둘째, 새로운 이라크에서는 설 자리가 없는 수천명의 반군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핵심 바트당원들과 후세인 정권에 참여했던 골수 인사들, 전직 군 장교들과 병사들인데 폴 브레머 미군정 최고 행정관이 이라크군을 해체하면서 이들은 이라크 사회 바깥으로 밀려난 신세가 됐다. 이들은 상당수의 저항세력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셋째, 안사르 알-이슬람과 알-카에다와 협조관계에 있는 해외 테러리스트들이 미군을 공격하기 위해서 이라크로 잠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시 행정부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서 이들은 더 이상 미국에 몰래 들어가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군 전함을 공격할 필요가 없다. 그들이 필요로 하고 있는 대상이 모두 이라크에 있는 것이다.

***"후세인 생포, 부시 행정부가 믿는 만큼 효과 없어"**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991년 걸프전 때 국방정보국(DIA)의 중동책임자였던 월터 랭은 "저항세력의 공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세인의 체포가 부시 행정부가 주장하는 만큼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시 행정부내의 한 고위 관리도 "후세인의 체포가 저항세력에게 타격은 확실하겠지만 폭력을 종식시키는데는 충분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저항세력 속에는 후세인과는 아무 상관없이 자신들의 나름대로의 이유에 따라 공격에 참여하고 있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있다"는 지적이다.

후세인 체포 작전에 참여했던 미 4보병사단의 조 문저 대위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저항세력이 그들의 정당성을 다소 잃을 것은 예상 가능하지만 이들 세력이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YT는 이러한 상황에서 후세인의 생포로 잡은 기회를 유지하려면 "이라크 곳곳에 숨어 있는 저항세력 지도자들을 색출하거나 암살해야 한다"며 "더 많은 이라크인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신고자들이 저항세력들에 의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NYT는 다수파인 시아파들로부터 소수파인 수니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수니파의 권력을 보호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니파들의 불만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수니 트라이앵글 지역은 저항세력의 본거지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