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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후세인, 저항세력과 직접 연계 없는듯"

통신장비도 없는 땅속 토굴서 체포, '동정론' 일기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소식은 미국 국내에 강한 충격과 기쁨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라크전의 수렁에 빠져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난관에 부딪친 재선 가도를 다시 반전시킬 수 있는 호재를 잡았다며 크게 반기고 있다.

하지만 후세인 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과연 얼마나 이라크내 저항세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는지는 미지수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저항세력 공격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도리어 부시 대통령으로선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부시 환호, "이라크인들에게 희망의 날 도래"**

부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국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이라크인들에게 희망의 날이 찾아왔다"며 "후세인의 체포는 자유 이라크 건설에 매우 중요하다"고 후세인의 체포에 크게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5월1일 종전 선언이후 전쟁때보다 많은 1백90여명의 미군이 피살된 상황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는 부시에게 더할 나위 없는 반가운 소식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부시의 이라크전 정책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에 따라 부시의 재선에 반대한다는 여론 조사가 재선에 찬성한다는쪽보다 높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후세인의 체포는 호재임에 분명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후세인은 이제 그가 부정했던 정의에 직면했다"면서 "후세인의 생포는 그와 그의 독재 통치로 괴롭힘을 당하고 살해당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제 그 길이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테러전은 다른 종류 전쟁, 고삐 늦추지 않을 것"**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5월1일 이라크전 승리 선언때와는 대조적으로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후세인의 생포로 당장 이라크에서 폭력이 종식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테러전은 다른 종류의 전쟁이며 그것은 한명 한명 생포하고 세포조직을 하나씩 분쇄하며 하나씩 승리해가면서 치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대테러전에서 승리할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후 상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같은 부시의 태도는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가 종전 이후 가장 큰 낭보임에는 틀림없으나 체포 이후에도 저항세력의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체포 이후 재판 과정에서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논란이 재연돼 전쟁의 정당성 논란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위험성도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부시정부는 그동안 후세인이 '생포'되기보다는 '사살된 사체'로 체포되기를 내심 희망해왔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번 체포작전 장성, "후세인, 저항세력과 직접적 연관 없는 듯"**

이번 작전을 주도한 미 제4 보병사단의 레이 오디에노 장성도 "축출된 지도자가 직접적으로 조직적인 저항움직임과 연관된 것 같지 않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의 신중한 태도와 맥을 같이했다. 그는 "체포당시 아무런 통신장비를 보지 못했다"며 "나는 그가 저항세력에게 정신적인 도움을 준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이 그동안 저항세력을 지휘하고 자금을 대온 것으로 예상돼 왔으나 실질적인 후세인 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는 보다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물론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로 이라크 저항세력의 칼날이 무디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강하게 제기되고는 있으나, 한동안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움직임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반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후세인 체포소식이 발표된 직후 바그다드 등지에서는 이를 환영하는 일부시민들의 축제적 분위기가 외신화면을 타기도 했으나, 시민들 내부에서는 초라한 모습으로 체포된 후세인에 대한 동정여론도 크게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항세력은 크게 후세인 전 대통령 추종세력, 반미 민족주의 세력, 해외로부터 유입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등의 3갈래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후세인이 체포됐다고 해서 이 세 세력이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후 바그다드 중심지서 폭발 발생**

실제로 이라크 주둔 당국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는 소식을 발표한 직후 14일 저녁 8시 경에 바그다드 중심지인 카라다에서 픽업 트럭에 실린 휘발유 통 3개가 터지면서 폭발이 발생하기도 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복잡한 카라다 구역의 알-사둔 거리에 있던 흰색 픽업 트럭에서 경찰복장을 한 남자 2명이 차에서 뛰어내려 도망간 뒤 갑자기 폭발이 이어졌다. 미군 당국과 경찰은 후세인 체포에 반발하는 저항세력의 소행으로 보고 사건을 조사중이다.

과연 후세인 체포가 이라크 무장세력의 저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앞으로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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