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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격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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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격 체포

바그다드 함락후 8개월만에, 저항세력 약화여부 관심

지난 4월9일 이라크 바그다드 함락 이후 종적을 감추었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은신 생활 8개월만인 14일 고향인 티크리트에서 전격 체포됐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초췌한 모습으로 저항없이 순순히 체포돼, 그가 지난 몇달간 이라크 저항세력의 반격을 주도해왔다는 서방측 주장에 의구심을 던져주고 있다.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고향인 티크리트서 생포돼**

사실상 이라크를 군정통치하고 있는 폴 브리머 미군정 이라크 최고 행정관은 14일 오후 3시(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직접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축출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8개월여 동안 추적당한 끝에 연합군에 의해 생포됐으며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혀 공식적으로 후세인 전 대통령의 생포를 선언했다.

"우리가 그를 잡았다"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브리머는 "후세인은 13일 오후 8시 경 그의 고향 마을인 티크리트에서 16km 떨어진 아드와르에서 이뤄진 기습공격에서 잡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날은 이라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날"이라고 칭하면서 "수십년 동안 수십만 명이 이 잔인한 사람의 손아귀에서 고통받았지만 이런 날들은 이제 끝났다"고 '미군의 전후 최대 전과'를 강조했다.

브리머는 또 "이제 이라크인들의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차게 됐다"며 "독재자는 감옥신세"라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 당시 순순히 응해**

이어 리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도 "후세인 전 대통령은 체포당시 한갓지게 떨어져 있는 농가에서 2m 깊이의 '거미 구멍' 속에 숨어있었으며 아무 저항을 하지 않았으며 순순히 협조했다"고 체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산체스 미군 사령관은 "후세인 전 대통령이 숨어있던 참호 입구는 벽돌과 흙으로 은폐돼 있었으며 후세인은 그 바닥에 숨어 있었다"며 미군들이 이름붙인 후세인이 있던 참호인 '거미 구멍'은 "한 사람이 누워있기 충분한 공간이었으며 환풍기도 갖춰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체포 과정에서 사상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며 단 한발의 총알도 발사되지 않았다"며 체포 과정이 순순히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후세인 전 대통령의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지난 밤 구금 시설에 송치되는 동안과 의료검사 동안에도 협조적이었으며 말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후세인 전 대통령은 현재 연합군의 비밀장소에 구금돼 있으며 체포당시 그는 피곤해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후세인 전 대통령은 체포될 당시 75만달러(약 9억 6천만원)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이 체포된 다른 2명의 이라크인들의 정확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 이라크 정부 관리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외에도 AK-47 소총 2자루와 권총 한 자루, 택시 한 대도 압수됐다고 전해졌다.

***미군 주도 연합군, 후세인 체포 당시 장면 담은 비디오 공개**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후세인 전 대통령이 체포된 후의 모습을 담은 간략한 비디오 테잎이 방영되기도 했다.

비디오 테잎에 나온 후세인 전 대통령은 덥수룩한 회색빛 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장발을 하고 있었다. 그는 입을 벌리고 검사를 받는 장면도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모습가운데에는 체포된 후 면도를 한 모습도 포함돼 있었다.

비디오가 상영되는 순간 흥분한 몇몇 이라크인 기자들은 "후세인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쳐 기자회견장을 소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붉은 새벽' 작전으로 명명된 기습작전으로 체포**

'붉은 새벽'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기습작전에는 6백여명의 미육군 보병 제4사단과 특공대로 구성된 체포대가 동원됐는데 13일 아침 10시 50분(현지시간)께 후세인의 은신과 관련된 믿을만한 정보를 입수한 직후부터 본격 시작됐다.

티크리트 인근 2곳에 후세인이 은신중이라는 정보에 따라 CIA와 군부 정보 분석가들은 점차적으로 은신처 주변을 좁혀가기 시작했다고 한 미국 관리가 밝혔다.

작전은 저녁 8시에서 8시 30분 사이에 종료됐으며 체포 당시 후세인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DNA 검사 등의 후속 조사를 통해 후세인인지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과정에서 후세인의 얼굴을 알고 있는 이라크 과도통치위 위원 3명을 동원해 확인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세인 전 대통령도 "체포될 당시 순순히 자신이 후세인임을 인정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국방부 관리가 밝혔다.

후세인의 은신처와 관련된 정보가 어디서 제공됐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나오고 있지는 않으나 쿠르드족 단체인 쿠르드 애국동맹의 정보가 상당히 좌우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외에도 후세인 전 대통령과 가까운 친척이 정보를 제공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군은 지난 4월 9일 연합군이 바그다드를 함락하기 직전 도피한 후세인에게 이라크 전범 55명 중 1순위로 꼽고서 2천5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건 바 있으며 지금까지 지명 수배된 55명 가운데 41명이 붙잡혔다.

***후세인 체포 소식에 이라크인들 기뻐해, 일부는 안타까워하기도 **

한편 후세인 체포 소식에 이라크 과도통치위원들은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다. 아드난 파차치 이라크 과도총치위원은 14일 "과도통치위원회를 대표해 오늘 이 역사적이고 행복한 날에 이라크 국민에게 진정어린 축하를 보내게 돼 영광"이라고 기뻐하면서 "오늘을 국가 경축일로 선포할 것을 과도통치위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국민들의 반응은 우선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매우 반기는 분위기인 가운데 상반된 모습도 눈에 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바그다드 거리에서는 체포를 축하하는 총소리가 연이어 들렸으며 이라크 군인들과 후세인의 폭정에 시달려왔던 희생자들은 후세인을 체포한 미군에 감사를 표하기까지 한다는 현지 반응이다.

또 많은 사람들은 "이라크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섰다"고 기뻐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후세인이 잡힘으로써 후세인이 승리의 날 복귀할 것이라는 희망이 없어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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